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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HD현대그룹

HD현대마린솔루션, 오너가 공들인 새 현금 창출원

⑥지주사 배당수익 2위 계열사 자리매김…IPO 이후 재무안정성 기반 현금창출력 부각

강용규 기자  2025-12-18 09:50:31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HD현대그룹의 선박 엔지니어링 계열사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정기선 회장의 오너십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곳이다. 정 회장이 사업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직접 설립을 주도했으며 대표이사로 경영을 총괄하기도 했다. 이제는 지주사 HD현대에 꾸준히 배당을 밀어올리는 ‘효자’로 거듭났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탈탄소화·디지털화 추세의 수혜를 누리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IPO를 계기로 재무구조도 대폭 개선된 만큼 업계에서는 그룹 조선업의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참여에 발맞추는 투자 관련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기선 회장 주도로 설립, 8년 연속 매출 증가세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6년 11월 옛 현대중공업의 조선·엔진기계·전기전자 등 사업부에 걸친 애프터서비스(A/S)사업의 양수를 통해 설립됐다. 설립 당시 사명은 현대글로벌서비스였으며 정기선 회장(당시 전무)이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추후 2018년 권오갑 HD현대그룹 명예회장(당시 부회장)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통해 정 회장이 상무로 갓 승진한 2014년 말부터 선박 A/S사업의 전문적 육성을 위한 법인 신설을 강력하게 주장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 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된 계기가 선박연료유의 황 함량을 제한하는 2020년의 해상 환경규제(IMO2020)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일찌감치 시장 선점을 꾀한 셈이다.

정 회장은 2017년 11월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HD현대마린솔루션의 대표이사에도 선임돼 2021년 11월까지 HD현대마린솔루션을 직접 이끌기도 했다. 정 회장의 대표이사 체제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연료 해상공급(벙커링), 선박제어, 디지털 선박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선박의 생애주기 전체에 걸친 사후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설립 이후 실질적 첫 해인 2017년 매출 2403억원에서 지난해 1조7455억원에 이르기까지 HD현대마린솔루션은 8년 동안 단 한 해도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하지 않았다. 올해는 1~3분기 누적 1조4665억원을 기록했으며 증권업계에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올해 창사 이후 첫 2조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0년부터는 배당을 통해 지주사 HD현대에 수익을 밀어올리기 시작했다.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 이상의 배당을 실시했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HD현대마린솔루션의 배당 지급액은 2022년 800억원에서 올 1~3분기 1838억원까지 늘었다. 이 기간 HD현대의 배당수익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14.9%(496억원)에서 26.1%(1017억원)까지 높아졌다.

2022~2024년에는 HD현대오일뱅크가, 올 1~3분기에는 HD한국조선해양이 HD현대의 배당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2번째로 비중이 높은 계열사는 항상 HD현대마린솔루션이었다. 지주사 배당수익 안정화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안정적 재무구조에 꾸준한 현금 창출력…마스가 참여 가능성 주목

HD현대마린솔루션은 매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올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0.3%이며 차입금의존도는 1.7%에 불과하다. 195억원의 총차입금을 압도하는 5176억원의 현금성자산(현금예금 포함)을 보유하고 있어 순차입금 -4981억원의 실질적 무차입 상태다.

2023년 말까지만 해도 HD현대마린솔루션은 부채비율 173.6%, 차입금의존도 22.2%로 크게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수준의 비율지표를 보였다. 그러나 2024년 4월 코스피 상장 과정에서 신주 발행으로 3711억원의 자기자본을 조달하면서 재무구조가 일거에 개선됐다.

다만 IPO 조달을 차지하더라도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영업활동에서 창출하는 현금을 꾸준히 늘려 왔다. OCF가 2021년 925억원에서 지난해 2524억원까지 증가했으며 올해도 1~3분기 누적 2161억원의 OCF를 기록 중이다.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꾸준한 현금 창출력을 겸비한 만큼 HD현대마린솔루션은 최근 투자와 관련한 기대를 받고 있다. HD현대그룹의 조선부문이 한국-미국 조선협력계획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적극적인 호응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HD현대마린솔루션도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HD현대마린솔루션도 앞서 2025년 3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그룹의 미국 진출 과정에서 핵심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선박 유지보수(MRO) 분야에서 마스가 프로젝트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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