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이 리딩금융 경쟁에서 밀려난 배경에는 비은행 계열사의 역량 차이가 있다.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를 제외하면 업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자회사가 없다. 특히 다른 금융지주에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증권과 손해보험사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은 크게 아쉬운 대목이다.
신한금융은 당분간은 인수합병(M&A)보다는 자체 역량 강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역대급 업황 호조와 정책의 수혜가 맞물린 증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 29.3%, 전년 대비 상승 지난해 신한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9.3%를 기록했다. KB금융의 37%보다는 낮지만 하나금융(12.1%), 우리금융(9.7%)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치다. 다만 매년 들쑥날쑥하고 있는 점은 문제다. 2021년엔 42.4%까지 높아졌지만 이후 3년 연속 하락해 2024년엔 24.1%까지 낮아졌다.
은행 순이익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비은행 부문 순이익이 이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년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의 순이익 합계가 51%나 증가하는 사이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증가와 감소를 큰 폭으로 오갔다. 2022년에는 1조9640억원을 기록해 2조원에 육박했지만, 2024년엔 1조1760억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기준 순이익 기여도가 높은 자회사는 신한라이프,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등이다. 신한라이프 순이익이 507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카드는 4767억원, 신한투자증권은 3816억원, 신한캐피탈은 1083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역시 신한라이프, 신한카드가 제역할을 다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신한투자증권 역시 존재감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최근 주주 서한을 통해 "그룹 실적에 안정적 기반이 되어주는 보험 이익은 올해도 견고할 것"이라며 "또한 코스피 호조에 따른 주식 거래, 상품판매 수수료 이익의 확대는 '톱 라인'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카드에 대해서도 "규제 환경과 마케팅 비용 확대로 부진했던 카드 수수료 수익이 정부의 소비 진작 노력 속에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로서 가장 아쉬운 건 손해보험 부문이다. 신한EZ손해보험은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22년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적자 규모는 2024년 100억원대에서 지난해 300억원대로 확대됐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KB금융에서 KB손해보험이 은행에 이은 효자로 거듭난 상황에선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신한투자증권에 거는 기대, 전망은? 신한금융은 비은행 부문의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성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장정훈 신한금융 CFO(부사장)는 지난 2월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가 결국에는 기초 체력 그리고 (보통주) ROE 10% 달성"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은행이 앵커 역할을 하면서 보통주 ROE가 10%를 미달했던 비은행 경쟁력 강화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보통주 ROE는 9.11%를 기록했다. 2021년 9.17%, 2022년 9.96%, 2023년 8.61%, 2024년 8.44%를 기록하는 등 10%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가장 높았던 2022년은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의 경우 신한은행의 ROE는 10.01%를 기록한 반면 나머지 자회사들의 ROE는 10%에 크게 못 미쳤다. 신한라이프 7.96%, 신한투자증권 6.78%, 신한카드 5.78%, 신한캐피탈 4.76% 등이다.
향후 신한투자증권의 안정화와 수익성 제고가 최우선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와 증시 활황, 자본시장 체질 개선 흐름이라는 대외 호재가 겹친 만큼 그간의 부진을 넘어설 기회를 맞았다.
그룹 차원의 기대 역시 상당하다. 진 회장은 지난해 연임 직후 "자본시장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고 정부 정책이 실효성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그룹 내부에서 은행과 지주, 증권 간 협업 요구도 이전보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전망이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신한투자증권은 현재 자기자본 기준 9위로 상위권과 격차가 상당하다. 경쟁 역시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발행어음 사업자로 합류했지만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까지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통과하면 발행어음 사업자는 9곳으로 늘어난다.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도 추가되면 경쟁사 수가 늘어나는 흐름 속에서 상위권과의 자본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