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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설비투자에 또 밀린 주주환원, '무배당 성장주' 딜레마

6·7공장 증설 등 15조 투자 계획, "주주환원 확대 여력 일시 제한" 언급

이기욱 기자  2026-09-01 10:46:47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주환원 정책이 또 다시 대규모 투자 계획에 밀리게 됐다.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상당 부분이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와 설비 증설에 투입되고 향후에도 신규 캠퍼스 건립 등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다.

배당 재원으로 쓰일 잉여현금은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주환원 여력이 줄어드는 것이 배당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배당 시행 시점은 여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익잉여금은 7조7709억원이다.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은 순자산에서 자본금과 자본준비금, 이익준비금 등을 제외해 산정되기 때문에 정확한 배당가능이익 규모를 알 수는 없지만 7조원을 넘는 이익잉여금을 고려할 때 당장의 배당여력 자체는 충분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번 증자와 함께 중장기 설비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첫 배당 시점은 또 한 번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3조 원 중 2조7062억 원을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활용하고 2947억원을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6공장 증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6공장과 7공장 건립에 추가로 각각 1조9000억원과 1조7600억원을 투입하고 제3 바이오캠퍼스 건립에도 7조원이 사용된다. 미국 공장 증설 6900억원과 기타 보완투자 1조3400억원 등을 더해 2034년까지 총 15조4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이미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3개년 현금흐름을 보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최소 1조6000억원에서 최대 2조2000억원 수준으로 견조한 순유입 흐름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투자활동현금흐름 역시 적게는 1조2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9000억원씩 순유출 되고 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을 더한 순현금흐름은 2023년 5351억원을 시작으로 2024년 183억원, 작년 2351억원으로 3년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대규모 설비투자와 인수합병(M&A)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실제 배당 등에 쓸 수 있는 잉여현금은 갈수록 줄어드는 구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 역시 이러한 재원 배분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투자자 및 주주들에게 설비 투자로 주주환원 여력이 줄어들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출처: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금번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성장투자자금이 집행되며 주주환원 확대 여력이 일시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며 "이는 주주환원을 배제하기 위함이 아닌 신규 성장동력과 기존 사업의 확대를 통해 중장기 배당재원 확보를 목표로 하는 자본배분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배당 시행 시점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지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처음으로 중장기 배당정책을 공개하면서 2025년 이후 해당연도 잉여현금흐름(FCF)의 10% 내외에서 현금 배당 실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작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2·3바이오캠퍼스 투자 등 대규모 성장투자를 이유로 배당 시점을 뒤로 미뤘다. 핵심 성장 투자에 자원을 우선 배분하고 3년 후 사업 환경 및 투자 진행 상황, 현금 창출력 등을 고려해 배당정책을 재안내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입장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향후 3년간 투자 진행 상황과 영업현금흐름, 재무건전성 등을 점검해 배당 및 주주환원 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작년 밝힌 '3년 후 재안내'와 사실상 동일한 문구로 이행 시점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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