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약 2조7000억원을 투입해 인수하는 폴리펩타이드그룹의 장부상 순자산은 6000억원 안팎이다. 인수가격과 2조원가량 차이가 난다. 인수 완료 뒤 매수가격배분(PPA)을 거쳐 이 차액 일부가 무형자산과 영업권으로 반영되면서 최종 영업권 규모가 새로운 재무 변수로 떠올랐다.
차액 전부가 영업권으로 계상되는 건 아니다. PPA 과정에서 유형자산을 공정가치로 재평가하고 고객관계와 기술 등 식별가능 무형자산도 새로 인식할 수 있다. 이후 남는 금액이 영업권으로 반영된다. 영업권은 정기 상각 대신 손상검사를 받는 만큼 인수 이후 폴리펩타이드의 실적과 현금창출력이 자산가치 유지의 핵심이 된다.
◇최대 2조 영업권 왜 생기나…'장부상 순자산 6000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번 유상증자에서 폴리펩타이드 인수에 배정한 금액은 2조7062억원이다. 전체 조달 예정액 3조9억원의 90.2%다. 폴리펩타이드 인수대금으로 14억6000만스위스프랑을 제시했다.
폴리펩타이드의 6월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3억5121만유로, 한화 약 6000억원 수준이다. 총자산은 8억6077만유로, 총부채는 5억955만유로였다. 장부상 순자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급할 인수가격 사이에는 단순 계산으로 2조원 안팎의 차이가 난다.
기업결합 회계에서는 이 차액을 곧바로 영업권으로 잡지 않는다. 인수 완료 이후 PPA를 실시해 피인수회사가 보유한 자산과 부채를 공정가치로 다시 평가한다. 장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고객관계와 기술, 계약 등도 식별가능 무형자산으로 별도 인식될 수 있다.
폴리펩타이드 장부에 현재 잡힌 무형자산은 646만9000유로, 약 110억원에 그친다. 반면 유형자산은 4억5986만유로, 약 7818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PPA 과정에서 기존 자산의 공정가치가 얼마나 조정되고 신규 무형자산이 어느 정도 인식되는지가 최종 영업권 규모를 가를 전망이다.
PPA 결과는 인수 이후 손익에도 영향을 준다. 내용연수가 정해진 고객관계 등 무형자산으로 배분되는 금액은 향후 상각비로 반영된다. 영업권으로 남는 금액은 정기적으로 상각하지 않는 대신 손상검사를 받는다.
◇매출 42% 성장…손상검사 가를 현금창출력 주목 폴리펩타이드 인수에 따른 영업권 등의 자산손상에서 핵심이 되는 건 실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폴리펩타이드 인수를 통해 항체의약품과 mRNA, ADC에 이어 펩타이드까지 생산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가 인수 대금으로 책정한 2조7000억원대 가치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된다.
시장 전망은 우호적이다. 폴리펩타이드는 글로벌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이 2025년 940억달러에서 2031년 2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실제 매출 성장과 수익성이 이 같은 기대치를 얼마나 따라가는지가 관건이다.
폴리펩타이드의 최근 실적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2억3663만유로, 원화 약 4023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41.6% 증가했다. EBITDA는 4909만유로, 약 83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443만유로, 약 75억원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EBITDA 마진도 2.7%에서 20.7%로 상승했다.
영업손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2198만유로, 약 3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1372만유로, 약 23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순손익 역시 2654만유로, 약 451억원 적자에서 908만유로, 약 15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성장 가이던스도 높였다. 폴리펩타이드는 올해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25%에서 25~30%로 상향했다. 임상 3상 단계 개발 프로젝트도 지난해 말 30개에서 올 상반기 말 37개로 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비만·당뇨 치료제 다수가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개발·생산되고 있어 관련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통해 최근 가장 각광받는 모달리티 가운데 하나인 펩타이드 CDMO 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