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또 3조원이라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주들로부터 마련한 재원을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더해 폴리펩타이드그룹까지 인수하게 된다. 총 6조원의 조달이라는 큰 자금을 주주들로부터 확보하고 있지만 주주환원정책은 따로 보여준 게 없다.
"기업 성장이 곧 주주가치"라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이끄는 존림 대표이사의 경영철학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기업이 이자비용을 부담하는 차입이 아닌 주주들의 지원으로 M&A 및 시설투자 재원을 마련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처음 발표했을 당시만 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보유자금 및 차입금을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약 한 달 반 만에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로 전략을 변경했다.
이는 중장기적 관점의 설비 투자 계획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존림 대표는 3조원 규모의 대규모 유증을 공시한 28일 CEO 레터를 냈다.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만이 아닌 6~8공장 건축과 향후 추가 설비 투자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후 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2 바이오캠퍼스뿐만 아니라 제3 바이오캠퍼스 개발, 미국 내 생산 기반 확대 등이 계획돼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장기간에 걸쳐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매년 발생하는 이자비용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유상증자는 당장의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다양한 성장투자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한 재원을 한 번에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차입과 사채발행 등 부채를 활용하는 방식은 단기적으로 지분 희석을 피할 수 있으나 수년에 걸친 대규모 투자를 부채로 감당할 경우 이자 부담과 재무 구조에 지속적인 제약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현 재무구조상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자부담은 크지 않다. 별도 기준 올해 상반기 이자 비용은 126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1791억원으로 이자보상배율은 94배에 달한다.
이번 유증 규모와 동일한 3조원을 전액 사채 발행 등 부채로 조달했을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현재 기발행된 회사채 조건과 비슷한 금리 3%를 적용하면 연간 900억원의 추가 이자비용이 발생한다. 현재 별도 기준 연간 이자비용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림 대표는 "CDMO 산업은 수요에 앞서 생산능력을 확보해야 하는 특성상 향후에도 지속적인 설비 투자가 요구된다"며 "견고한 재무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주주가치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출처: 삼성바이오로직스
림 대표는 과거 유증 이후의 성장 사례도 설득 논리로 내세웠다. 당시 확보한 3조2000억원의 재원을 자회사 지분 취득과 4공장 건설에 투입했고 특히 4공장 가동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CDMO 기업으로 올라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상위 제약사 대부분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었고 이러한 성장 루트를 반복하기 위해 주주 지원이 또 한 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당 등 주주환원보다는 기업의 성장이 주주가치 제고의 핵심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림 대표는 "2022년에도 주주들이 당사의 성장에 힘을 실어 줬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과 성과를 통해 주주의 신뢰에 보답하고 그 성장의 결실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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