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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RWA 매니징 점검

신한금융, 리딩뱅크 방법론 '외형 확대→내실 성장' 전환

①RWA 성장률 '9→5%' 하향 조정…위험가중치 높은 '중기 대출' 속도 조절

최필우 기자  2025-06-16 09:59:03

편집자주

시중은행지주가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금융 성장을 목표로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던 1~2년 전과 달리 올해는 자본비율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밸류업이 은행권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위험가중자산(RWA) 매니징을 대출 성장보다 우선시하게 된 영향이다. 앞으로는 순이익 규모보단 밸류업 성과로 CEO와 경영진에 대한 평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금융지주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 핵심인 RWA 매니징 현황과 중점 과제를 사별로 살펴봤다.
신한금융이 리딩뱅크 등극 방법론에 근본적인 변화를 준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 성장을 기반으로 시중은행 순이익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은행의 신용 RWA 증가로 인해 그룹 RWA 성장률도 4대 금융 중 가장 높았다. 올해는 밸류업 중요성이 커지면서 외형 성장을 지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신한은행은 내실 성장을 바탕으로 리딩뱅크에 재도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RWA 성장을 제한하되 철저한 수익성 관리를 통해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올 1분기 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 성장률이 뚝 떨어진 것은 물론 담보가 존재하는 주택담보대출도 역성장하며 발빠른 전략 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 RWA 성장률 1위…'중기 대출' 8% 성장 영향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RWA 341조원을 기록했다. KB금융(346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RWA 잔액이 높았다.

RWA 성장률만 놓고 보면 신한금융이 4대 금융 1위였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RWA를 8.6% 성장시켰다. KB금융이 7.8%, 하나금융이 7.3% ,우리금융이 6.8% 증가한 것과 비교해 높은 성장률이다.


은행의 신용 RWA 확장이 주 성장 요인이다. 지난해 시장 RWA, 운영 RWA는 각각 3000억원 씩 감소한 반면 신용 RWA는 6조5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환율이 급등하고 고환율 기조가 오랜 기간 이어진 것도 외화관련 자산 확대에 영향을 미쳐 RWA 증가폭을 키웠다.

경영 전략 측면에서는 외형 성장으로 RWA 증가가 불가피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정상혁 행장 취임 2년차를 맞아 영업에 대대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1년차에 영업 조직을 정비하고 2년차에 실적을 극대화하는 수순이 이어졌다.

기업금융에서 특히 강세였다. 2023년 하나은행이 기업금융 분야에서 약진했다면 2024년은 신한은행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기업대출 잔액을 20조원 늘려 181조원까지 키웠다. 증가율은 12.5%에 달한다.

기존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대기업 대출에 신규 중소기업 영업이 더해지면서 성장폭이 커졌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30조원에서 141조원으로 8.2% 증가했다. 중기 대출 성장은 신용 RWA 급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용등급이 BB- 이하 중소기업일 경우 위험가중치 150% 이상이 적용된다.

신한은행은 자금 운용과 조달 효율성을 고려해 지난해 대출 잔액을 대폭 늘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폭이 커지기 전에 고객층을 두텁게 확보해 놓으려는 의도다. RWA 성장으로 인한 보통주자본(CET1)비율 하락을 일부 감수하더라도 대출 고삐를 당겨야 한다고 봤다.


◇올해는 '소프트랜딩' 초점…주담대도 줄였다

올해 들어서는 RWA 고성장을 지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대비해 운용보다는 조달 사이드에서 성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운용 사이드에서는 지난해 영업으로 늘려 놓은 자산을 리밸런싱하고 RWA 성장률을 제한해 자본비율 개선에 힘을 보태야 한다.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부터 영업 전략에 변화를 줬다. RWA 성장률을 5% 로 제한하기 위해 중소기업 대출 성장 속도를 둔화시켰다. 지난 1분기 중소기업 대출은 1조원가량 늘어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중 가장 활발한 영업이 이뤄지는 1분기 증가율이 1%를 밑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증가율은 3~4%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가계대출에서도 신한은행의 영업 방침을 엿볼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72조원에서 71조원으로 약 1조원(0.8%) 역성장했다. 주담대에는 위험가중치가 15%를 웃도는 수준으로 적용돼 RWA 증가 부담이 크지 않음에도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지난해 주담대가 61조원에서 72조원으로 16.8% 급증한 것을 고려해 조정에 나선 측면도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밸류업 중요성이 커졌고 경영 환경 측면에서도 높은 RWA 성장률을 용인하기 어렵다"며 "올해는 자금 운용보다 조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효율적인 자산 리밸런싱으로 수익성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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