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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는 지금

리스크 관리 우등생, 카드론 시험대 올랐다

⑨업계 최저 수준 연체율·NPL비율…금감원, 늘어난 장기카드대출 자산 '예의주시'

유정화 기자  2025-07-23 15:15:56

편집자주

현대카드가 정태영 부회장과 합을 맞추는 각자대표를 교체하며 리더십을 정비한다. 현대캐피탈과 경영 분리로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한 이후 첫 인선이다. 그 사이 지배구조가 안정되고 신사업 성과도 있었으나 카드업황 악화로 경영진을 일신할 필요가 있었다. 조창현 신임 대표는 실적과 수익성을 회복하고 정 부회장이 주도하는 신사업 성공을 뒷받침해야 한다. 현대카드 리더십 전환의 의미와 조창현 체제의 주요 과제를 살펴봤다.
현대카드는 리스크 관리 역량이 뛰어난 카드사로 평가된다. 코로나19(COVID-19)가 확산했던 2020년을 제외하곤 꾸준히 업계 최저 수준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CSS)을 통해 우량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정밀한 건전성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한 영향이다.

최근 들어선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꼽히는 카드론 자산 비중을 확대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카드론 한도 관리가 미흡하단 지적을 받기도 했다. 현대카드는 조창현 신임 대표 체제에서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한 건전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2020년 제외하면 연체율 1%대 초반서 관리

현대카드는 삼성카드와 함께 건전성 관리 역량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건전성 지표를 보면 숫자에서 드러난다. 올 1분기 현대카드의 연체율은 1.21%로 나타났는데, 이는 8개 카드사 중 삼성카드(1.12%)에 이은 2위다. 상위권 카드사인 신한카드(1.80%), KB국민카드(2.02%)보다 낮다.


현대카드의 연체율은 2020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1%대 초반을 넘지 않은 상태에서 관리됐다. 2020년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난이 이어지면서 연체율이 1.56%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 여신 심사부터 채권 사후관리에 이르는 부실채권 관리 프로세스를 강화하면서 이듬해 연체율을 1.12%로 낮췄고, 타 카드사 대비 양호한 연체율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연체율 관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했다. 자체 개발한 CSS를 통해 우량 고객을 확보하고 연체율이 악화될 신호를 조기에 예측한다. 이를 기반으로 여신 심사와 채권 관리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카드는 IBM과 협력해 개발한 AI 콜봇(Call-bot)도 비즈니스에 접목해 초기 연체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NPL비율도 업계 최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올 1분기 NPL비율은 0.84%다. 현대카드는 삼성카드(0.82%)를 제외하면 NPL비율 0%대를 기록하고 있는 유일한 카드사다. 현대카드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NPL사에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식으로 지표 관리에 나섰다.

올 3월 기준 현대카드가 상각·매각·환매한 NPL 자산은 2132억원에 이른다. 작년엔 5620억원규모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전년 4584억원과 비교하면 22.6% 증가한 수치였다. 부실채권 증가는 업계 공통적인 현상인데, 현대카드는 부실자산 상·매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대카드는 거시경제와 내부지표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해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이상 징후를 조기 인지하면 최고 경영진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위기(Contingency)를 선언하는 ‘컨틴전시 프레임워크(Contingency Framework)’를 구축해 비상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가령 2022년엔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에 대응해 위기를 선언하고, 금융상품 취급 축소 및 다중채무·저신용 고객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등 리스크를 관리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건전성 관리를 강화했다.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들은 공통된 위기 대응 체계를 유지·관리하며 일관된 위험관리 정책을 준수하고 있다.

◇카드론 비중 27.1%로 확대, 여신 관리가 '관건'

현대카드의 건전성 지표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작년부터 수익성 확대를 위해 카드론 대출 영업을 확대해 왔기 때문이다. 2023년 말 4조7762억원 수준이던 카드론 자산 규모는 작년 말 5조7874억원으로 늘었다. 카드자산에서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도 23.0%에서 25.5%까지 확대됐다. 올 들어서도 카드론 확대 추세는 이어졌고 올 1분기 27.1%까지 상승했다.


타 카드사와 대비해 카드론 비중이 높은 건 아니지만, 급격히 확대됐다는 점에서 시장에선 현대카드의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BC카드(1.9%), 삼성카드(24.5%)를 제외한 6개 카드사의 카드론 비중이 더 높다. 우리카드가 34.1%로 가장 높았고 신한카드(30.9%), KB국민카드(30.5%) 등이 뒤를 이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작년 카드사들은 공격적으로 카드론을 늘렸는데, 경기 침체에 부실화된 대출이 속출했다"며 "현대카드 역시 대손비용이 늘어난 데는 카드론 영향이 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취급한 카드론 대출 관리가 향후 수익성, 건전성 지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도 현대카드의 카드론 관리 현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현대카드에 경영유의사항 8건, 개선사항 15건을 통보했다. 특히 현대카드 카드론 잔액 중 저신용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저신용자 연체율도 카드론 전체 연체율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신용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유로 대출 가능 금액을 산정한 사례가 있는 등 리스크 관리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현대카드 리볼빙 서비스에 대한 부실 리스크도 커졌다고 봤다. 최소 결제 비율을 10%로 설정하고 이용하는 저신용자 비중이 급증하면서 상환능력 악화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현대카드 한 관계자는 "지적받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개선 조치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조창현 신임 대표 체제에서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한 건전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타 사 대비 여전히 건전성 지표는 준수하지만, 작년 말 대비 악화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현대카드의 카드론 자산도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라 전 금융권에서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100% 이내로 제한된 가운데 금융당국은 카드론도 신용대출 한도 규제에 포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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