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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장 연임 방정식

정상혁 신한은행장, 최장수 CEO 앞에 놓인 과제

②2023년 취임, 2년 추가 연임하며 리딩금융 이끌어…차기 행보에 관심도

신상윤 기자  2026-10-23 13:37:53

편집자주

올해 말 5대 은행장 임기가 일제히 만료된다. '안정'을 위한 연임, '변화'를 바라는 쇄신을 두고 은행 안팎의 셈법이 복잡하다. 연임을 가늠할 수 있는 공개 지표는 경영 실적과 내부통제 성과다. 여기에 올해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기준 강화, 금융지주 회장과의 관계, 돌발변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인사 시즌을 앞둔 5대 은행장의 성과와 변수를 풀어본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사진)은 5대 시중은행 은행장 가운데 최장수 CEO로 꼽힌다. 연임 때 이례적으로 2년 임기를 보장받을 만큼 신한금융 내 신뢰가 두텁다. 정 은행장은 임기 중 신한은행을 리딩뱅크로 이끌었으며,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해 신한금융의 외연 확장과 주주환원 밑천을 마련했다.

역설적으로 장수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은 다소 부담스럽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의 관계를 고려하더라도 연임 가능성은 안갯속이다. 재임 중 각종 금융사고에서 자유로운 편이었지만 최근 불거진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수습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 CEO 연임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리딩뱅크 성과, 이례적 추가 2년 임기 연장 눈길

정 은행장은 2023년 2월 신한은행 CEO로 선임됐다. 전임 은행장이 취임 직후 건강상 이유로 사임하자 신한금융은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야만 했다. 운용과 재무, 경영전략 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CEO 후보군에 포함됐던 정 은행장이 낙점됐다.

지주에서 자금시장을 총괄하고 있던 그에게는 비교적 갑작스러운 이동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신한은행 경영을 맡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검증된 인사란 평가가 나온다. 인사 당시 전임자의 잔여 임기만 보장됐으나 눈에 띄는 경영 성과 등을 앞세워 4년째 신한은행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정 은행장은 2024년 12월 신한금융 계열사 CEO 인사에서 연임이 결정됐다. 당시 4개 계열사 CEO가 연임됐는데 정 은행장만 유일하게 임기를 2년 더 받았다. 통상 금융권 CEO 임기가 '2+1'년이란 점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당시 경쟁 은행장들이 새로운 인물로 교체됐던 것과 비교해도 신한금융 내 정 은행장에 대한 신뢰를 엿볼 수 있었다.

정 은행장이 거둔 성적은 이를 뒷받침한다. 취임 2년 차인 2024년에는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하며 신한은행 위상을 높였다. 취임 후 단행한 인사는 다소 정체됐던 조직에 쇄신 바람을 불어넣었고, 성과 중심의 인재 기용 등으로 경쟁을 유도했다. 다른 은행들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등으로 주춤하는 사이 신한은행은 피해를 최소화하며 관리 역량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순이익 3조7748억원을 거두며 5대 시중은행 중 2위를 차지했다. KB국민은행에 1위 자리를 놓쳤지만 격차는 774억원에 그쳤다. 올해는 다시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순이익은 각각 1조1571억원, 1조301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2개 분기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건전성 지표도 양호하다. 올해 2분기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31%다. 1개월 이상 연체율과 기업대출 연체율도 각각 0.34%, 0.4%로 안정적이다. 지난해 말 지표에 비하면 다소 높아졌지만 타행 대비 낮은 편이다.


◇뛰어난 '경영·관리' 역량, 회장 후보군 분류…연임 도전 대신 다른 행보 걷나

정 은행장의 경영 능력과 안정적인 관리 역량은 신한금융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중간 배당을 결정했다. 중간 배당금은 1조원이다. 자본 재배치를 통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 신한금융의 재원이 될 전망이다. 일련의 성과들이 축적되면서 정 은행장은 신한금융 회장 후보군으로도 분류된다.

다만 올해 연말로 다가온 신한금융 인사 대상에도 오른 상황이다. 최근 불거진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오점이다. 신한은행에서 약 2만5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정 은행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사과했다. 그동안 내부통제 측면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였던 만큼 이번 사고를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향후 커리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사 지배구조를 들여다보는 시선도 부담이다. 금융지주 회장 또는 은행장 연임 사안을 주목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기조를 고려하면 장수 CEO라는 타이틀이 반갑지만은 않다. 은행장 연임은 사실상 쉽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 이유다.

일각에선 은행장 연임보단 신한금융지주 이동에 무게를 싣는 시각도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지주에서의 역할론이 거론된다. 그는 진 회장이 은행장 재직 당시 비서실장으로 호흡을 맞췄으며 이후에도 은행 CFO, 지주 경영기획그룹장, 지주 자금시장그룹장 등을 역임하며 요직을 거쳤다.

현재 신한금융은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신한은행을 포함해 신한금융 계열사 CEO 인선 채비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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