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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자사주 분석

자사주 취득에 '무관심'한 신세계그룹 CFO

상장 계열사 7곳, 올해 주가 동반 하락...자사주 보유 CFO는 1명뿐

양도웅 기자  2023-11-15 15:17:12

편집자주

솔선수범과 언행일치만큼 투자자를 설득하는 좋은 방법은 없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됐거나 기업가치 향상에 자신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과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 소통(IR) 업무를 책임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 안팎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THE CFO가 CFO들의 보유 자사주 규모와 매매 동향 등을 살펴본다.
신세계그룹 상장 계열사 7곳이 올해 들어 주가가 일제히 급락한 가운데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자사주 매입에 무관심한 모습이다. 유일하게 자사주를 보유한 김철수 신세계푸드 전무도 2년 전 매입한 게 전부다. 신세계를 제외한 6개 계열사도 주가부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CFO를 제외한 다른 경영진도 책임경영 차원의 자사주 취득에 소극적이다.


◇상장 계열사 6곳, 주가 하락률 두 자릿수...1위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올해 신세계그룹에서 주가가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패션과 화장품 사업을 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2만원 중반대에서 시작한 주가는 15일 현재 1만원 중반대로 30% 이상 떨어졌다. 그 뒤를 신세계건설(-20.2%), 신세계(-19.7%), 이마트(-19.4%), 신세계푸드(-15.8%), 신세계아이앤씨(-10.7%), 광주신세계(-4.1%)등이 이었다.

이 가운데 신세계는 지난 3월 주주환원책으로 자사주 40만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혔고 3개월 뒤인 6월 838억원을 투입해 예정대로 매입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다른 6개 상장 계열사는 자사주 취득과 관련해 마땅한 계획을 드러내고 있지 않다.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에 신세계그룹은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왔다. 신세계를 제외하고 최근 10년간 자사주를 매입한 곳은 이마트와 그룹 전산시스템 구축 업체인 신세계아이앤씨 등 두 곳뿐이다. 단 두 곳 모두 자사주 소각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현재 전체 발행주식 대비 자사주 비율은 이마트는 4%, 신세계아이앤씨는 24%다.

다른 4개 계열사인 광주신세계와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10년간 자사주를 단 한 차례도 매입하지 않았다. 4곳 모두 현재 전체 발행주식 대비 자사주 비율은 '0%'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 몇몇 계열사에서 주주환원책으로 자사주 매입을 검토했으나 일단 보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다른 과제인 수익성 향상과 비용 절감 등을 경영 우선순위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THE CFO)

◇CFO 7명 중 6명 자사주 없어...김철수 전무도 2년전 매입이 전부

그럼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현황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별반 다르지 않다. 경영진도 주주들과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데 큰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상장 계열사 7곳에서 근무하는 CFO 가운데 자사주를 보유한 이는 김철수 신세계푸드 전무가 유일하다. 김 전무는 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현 시세(14일 종가기준)로 약 4000만원어치다.

홍승오 신세계 전무와 전상진 이마트 전무, 김영천 광주신세계 이사, 김정선 신세계건설 이사, 서용린 신세계아이앤씨 이사, 신상화 신세계인터내셔날 상무 등 6명의 CFO는 모두 자사주를 들고 있지 않다. 한화그룹처럼 다른 계열사 주식을 들고 있는 것도 아니다. 유일한 보유자인 김철수 전무도 2년 전 최초 매입한 뒤 추가로 더 매입하지 않고 있다.

대표이사(CEO)도 유사하다. 상장 계열사 7곳을 이끄는 CEO 7명 가운데 자사주를 보유한 이는 박주형 신세계 대표와 이동훈 광주신세계 대표,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 등 3명이다.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송 대표의 보유량이 1222주(약 4800만원)다. 다른 재계 그룹 CEO·CFO 등과 비교했을 때 많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 9월 신세계그룹은 평년보다 한 달 정도 일찍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와 이마트 대표를 동시 교체하는 등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등 위기를 더이상 지켜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앞으로 새로운 경영진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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