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Financial Index한진그룹

메가캐리어의 첫 현금흐름, 유입 줄며 '숨고르기'

⑦[현금흐름]계열사 중 도로물류 담당하는 한진만 FCF 증가세

최은수 기자  2025-06-20 08:18:48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기업결합을 마치고 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를 완성한 한진그룹은 기존에도 국적 민항사 지위에 기반한 양호한 현금흐름을 보여줬다. 이제는 글로벌 톱티어 수준으로 규모를 끌어올렸고 현금흐름도 한 단계 상승을 기대할 만한데 2024년엔 잠시 숨고르기를 보였다.

그룹 총 8개 상장계열사의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도로물류를 담당하는 한진을 제외하면 일제히 전년 동기 대비 잉여현금흐름(FCF)의 감소세를 나타났다. 다만 이르면 올해 또는 2026년부터 결합 시너지가 나오면 다시금 반등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그룹 항공계열사, 2024년 일제히 FCF 감소

THE CFO는 작년과 2023년 한진그룹의 상장 계열사에 대한 연결잉여현금흐름을 집계했다. 대상 회사는 △한진칼 △대한항공 △한진 △진에어 △한국공항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총 8개사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는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품으며 새롭게 확보한 상장 계열사다.


한국공항을 제외하면 전체 상장계열사 8곳 모두 2024년 양(+)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나타냈다. 잉여현금흐름은 통상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무형자산의 취득 등에 해당하는 자본적지출(CAPEX)로 인한 현금유출액을 제외한 수치다. 회사가 벌어들이는 진짜 현금을 의미한다.

2024년 기준 FCF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대한항공이었다. 8291억원의 현금 순유입을 나타냈다. 다만 2022년 4조원이 웃돌던 FCF가 감소세를 보이며 조단위 아래로 내려갔다. 직전 5년 간 대한항공은 2024년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두 차례 FCF가 1조원을 하회했다.

대한항공은 2010년 이후 단 한 번도 FCF가 순유출을 가리킨 적이 없다. 직전 15년 간 대한항공의 FCF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기록한 1576억원의 순유입이 가장 적은 규모다. 대한항공이 코로나19 팬데믹에 직면한 이후 어느 정도 고전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규모다.

이밖에 차이는 있지만 2024년 항공계열사들은 현금흐름 측면에서 대부분 유출이 많은 시기를 보냈다. 그룹에 새롭게 합류한 아시아나항공 역시 2022년 조단위가 넘던 FCF가 2024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진에어 역시 2023(3927억원)년 대비 22%가 줄어든3052억원의 FCF를 기록했다.

◇도로 물류 담당 한진만 FCF 순증세, 80주년 맞는 2025년 겨냥 '드라이브'

2024년 한진그룹 항공계열사들의 현금흐름이 악화했지만 이 추세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올해부터 메가캐리어를 완성한 데 따른 본격적인 시너지를 앞두고 있고 항공 업황도 최악의 시기를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대한항공의 연결 EBITDA가 1조원을 넘어선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통상 1분기를 기준으로 살펴볼 때 대한항공의 EBITDA가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코로나19 침체를 겪고 반등했던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밖에 앞서 항공계열사들이 전부 전년동기보다 FCF 유출세를 나타낸 반면 물류계열사 한진은 2022년부터 현금흐름 반등을 시작한 점이 눈길을 끈다. 한진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이 오히려 특수로 작용하면서 2020년 초가 수익성 기준 최정점을 가리켰다.

다만 장기화한 경기침체와 글로벌 지정학 위기가 계속되며 물류사업 전반에 타격을 입었다. 한진은 오너일가인 조현민 사장이 직접 경영의 키를 잡은 이후 2025년 경영 목표를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으로 내놨었다. 그러나 앞서 외부 변수가 가득한 2년여의 시간이 지나며 목표치를 각각 3조5000억원과 1750억원으로 줄이기도 했다.

다만 현금흐름 측면에선 양호한 순증세를 보이면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진의 2024년 실적은 3조155억원의 매출액과 100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앞서 목표치와약간 괴리는 있지만 달성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