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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가 바라는 새 주인은

고진영 기자  2025-07-11 07:56:03
최근 미국 카드산업의 지형을 흔든 기념비적 딜이 있었다. 금융회사 캐피털원(Capital One)이 디스커버 파이낸셜 서비스(Discover Financial Services)를 품에 안았다. 인수규모만 한화로 50조원에 이른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비자와 마스터카드 발급사가 캐피털원이고, 4개뿐인 글로벌 결제네트워크를 보유한 곳이 디스커버다. 그래서 이번 합병의 가장 큰 의미는 수직 통합에 있다. 이제 카드발급과 결제망 운영을 캐피털원 혼자 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캐피털원은 외부 네트워크에 종속되지 않는 자유를 얻었다. 결제 수수료를 아끼고 디스커버 인프라를 활용한 신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다. 비자·마스터카드 복점 체제에 대한 도전이자 새로운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파격이다.

지난달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을 위해 잠재 인수후보들에게 티저레터를 보냈다. 매각 장기화가 점쳐지긴 하지만 후보에 금융지주들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같은 핀테크사업자들이 포함되면서 ‘혹시’하는 기대감도 감돈다.

내부에서 바라는 새 주인은 어딜까. 금융지주도 나쁘지 않다. 여전사들은 뒤에 버틴 대주주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기존 질서 안에서 규모의 경제를 노릴 수 있다. 파도 잔잔한 바다를 항해하는 금융지주와 달리 핀테크는 애자일(agile)한 쾌속정이다. 캐피털원처럼 지금과 다른 패러다임, 빠르게 움직이는 혁신을 꾀하기 좋다.

얼마 전 만난 금융업계 관계자는 “가령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할 경우 핀테크회사에선 바로 추진할 수 있을텐데 금융지주 산하에 있으면 허들이 많을 것”이라며 “판매채널 확보나 글로벌 확장 측면에서 봐도 롯데카드엔 핀테크가 유리하다”고 평했다.

비금융사와 결합한다면 자본시장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금융사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조달창구가 겹치다 보니 시장에 발행되는 카드채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비카드사로 가면 전업 카드사가 7개로 유지돼 오히려 발행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생긴다.

아무튼 그래서 요즘 롯데카드 채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매각이다. 회사가 어디로 팔리느냐에 따라 채권 몸값이 달라진다. “투자자들의 게임 체인저죠. 사모에서 다시 사모로 가면 롯데카드채 금리가 올라 손해를 볼 것이고, 금융지주면 어쨌든 한숨은 돌리는 거고, 핀테크로 옮기면 수익이 확 뛸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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