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택 IBK투자증권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 상무·
사진)가 받아든 재무 과제 가운데 하나는 빠르게 불어난 고객 신용자산 관리다. 올 상반기 신용거래융자금과 증권담보대출은 각각 80% 이상 증가했다. 올 상반기 증시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고객의 차입 수요가 늘었고 이에 따라 수익 기반이 커졌지만 순자본비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신용공여 확대는 단순한 영업 성장의 문제가 아니다. 신용거래융자와 증권담보대출이 늘면 이자수익을 확대할 수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조달재원과 규제자본도 필요하게 된다. 규모가 커진 신용자산을 수익으로 연결하면서 자본여력을 유지하는 일이 새 재무책임자의 과제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대출 증가분 대부분 주식 관련 신용공여 지난 6월 말 IBK투자증권 연결기준 상각후원가대출채권은 1조2939억원이다. 지난해 말 8957억원에서 44.5%(3982억원) 증가했다. 상각후원가대출채권은 충당금 차감 전 대출채권에서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쌓은 신용손실충당금을 뺀 재무상태표상 순액을 가리킨다. 올 상반기 말 신용손실충당금 잔액은 385억원이다.
충당금 차감 전 대출채권은 1조332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9616억원에서 3708억원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증권담보대출금이 2648억원에서 5167억원으로 2519억원 늘었고 신용거래융자금도 1586억원에서 2928억원으로 1342억원 증가했다. 두 계정의 증가액을 합하면 3861억원으로 전체 대출채권 증가액을 웃돈다.
연결 일반 대출금은 2552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57억원 감소했다. 일반 대출금 감소에도 증권담보대출과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더 큰 폭으로 늘면서 전체 대출채권 증가를 이끈 모양새다. 별도 재무제표상 일반 대출금은 60억원이었다. 연결 기준과 차액은 자산유동화 목적 구조화기업 등이 보유한 것으로 올 상반기 317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신용거래융자는 고객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리테일 신용상품이다. 증권담보대출은 고객이 보유한 주식·채권·펀드 등을 담보로 현금을 빌리는 구조다. 법인 고객이 포함될 수 있고 자금 용도도 공개되지 않아 증가 주체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주식시장 회복과 함께 증권 관련 차입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자산관리(WM) 부문은 301억원의 세전이익을 냈다. 전체 연결 세전이익 411억원의 73%에 해당한다. 수수료수익도 지난해 상반기 604억원에서 올해 1135억원으로 87.8% 증가했다. 신용공여 확대가 WM 이익에 정확하게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분리하기 어렵지만 증시 거래 증가 영향이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산 확대 속 자본 제자리…NCR 34.2%p 하락 현 상황에서 중요한 과제는 신용자산 증가를 자본여력 확보와 연결시키는 일이다. IBK투자증권의 연결 자산은 지난해 말 10조7771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3조1256억원으로 2조3485억원 증가했다. 반면 자본총계는 1조3755억원에서 1조3840억원으로 8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산 확대분 대부분을 부채 증가가 뒷받침한 모양새다.
규제자본 지표도 낮아졌다. 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말 578.1%에서 올 6월 말 543.9%로 34.2%포인트 하락했다. 순자본비율은 여유가 있지만 감소분만큼 신용·시장 리스크를 흡수할 자본 확보 작업도 중요해졌다. 영업용순자본은 1조623억원으로 올 상반기 중 383억원 감소했지만 총위험액은 3247억원으로 81억원 증가했다.
증권담보대출이 올 들어 반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만큼 고객·담보종목별 집중도와 담보인정비율, 반대매매 기준도 중요한 관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향후 신용공여를 계속 늘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위험액과 자본소모를 계산해 성장 속도를 조절하는 일이 결국 CFO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 설명이다.
회계상 이익과 실제 자본여력 사이의 차이도 살펴야 한다. 상반기 연결 순이익은 3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9% 증가했다. 그러나 대손준비금 124억원을 추가 적립하면 조정이익은 20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1.1% 감소한다. 회계상 순이익이 확대된 만큼 가용 자본 규모가 확대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결국 신용공여 운용 방향은 새 CFO가 성장과 건전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택하는지를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현재 IBK투자증권 재무조직을 이끌고 있는 이승택 상무는 지난 7월 CFO직을 맡았다. 경기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이 상무는 IBK투자증권에서만 17년째 근무하고 있다. 2024년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아 임원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