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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1조인데 영업현금 2.4조…삼성물산 현금 불린 플랜트

①플랜트 계약부채 반년 사이 5000억 넘게 증가…선수금·초과청구 동반 확대

김지효 기자  2026-09-11 08:06:46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삼성물산의 현금이 반년 만에 1조원 넘게 늘었다. 지난해 말 1조원을 밑돌던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6월 말 2조원대로 올라섰다.

눈에 띄는 건 장부상 이익보다 실제 영업에서 들어온 현금이 훨씬 많았다는 점이다. 상반기 순이익은 1조원 수준이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조4000억원을 웃돌았다. 매출채권을 회수하고 일부 공사에서 선수금이나 선행청구가 늘어나는 등 운전자본이 현금 유입을 이끈 영향이다.

◇순이익 1조인데 영업현금 2.4조…현금 쌓인 속도 빨라졌다

삼성물산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조46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105억원보다 4배가량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조254억원이었다. 장부상 이익보다 실제 영업 과정에서 들어온 현금이 1조4000억원 이상 많았던 셈이다.
(출처: 공시자료)

삼성물산은 건설사업 비중이 큰 회사다. 건설업은 공사를 진행한 만큼 매출을 인식하는 시점과 실제 대금을 청구하거나 받는 시점이 어긋날 수 있다. 같은 공사라도 돈을 먼저 받을 수도 있고, 일을 먼저 하고 나중에 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런 시차는 이익과 현금흐름의 차이로 이어진다. 공사를 진행해 매출을 잡았더라도 대금을 아직 받지 못했다면 현금은 들어오지 않는다. 반대로 공사를 다 하지 않았어도 선수금을 먼저 받으면 현금은 먼저 들어온다.

영업에서 들어온 2조4000억원 규모의 현금이 모두 회사에 남은 것은 아니다. 상반기에는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을 통해 자금이 빠져나갔고 배당금 지급과 차입금 상환 등에도 현금이 쓰였다. 그럼에도 영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이 유출액을 웃돌면서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970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1300억원으로 1조1591억원 늘었다.

◇플랜트 계약부채 5000억 넘게 증가…선수금·초과청구 함께 늘어

삼성물산의 상반기 영업현금흐름 가운데 눈에 띄는 항목은 건설부문 계약부채다. 이익과 현금흐름의 차이를 건설부문에서 보여주는 항목이다. 삼성물산의 별도 기준 플랜트 계약부채는 지난해 말 1조10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5310억원으로 약 5206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공사선수금이 1046억원에서 4049억원으로 약 3002억원 증가했다. 공사선수금은 공사를 진행하기 전에 발주처로부터 먼저 받은 돈이다. 아직 매출로 모두 잡히지 않았더라도 현금은 먼저 회사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초과청구선수금도 같은 기간 9058억원에서 1조1262억원으로 약 2203억원 늘었다. 공정 진행에 따라 인식된 매출보다 발주처에 먼저 청구한 금액이 그만큼 더 커졌다는 뜻이다. 다만 청구했다고 곧바로 돈을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증가분 전체를 현금 유입으로 볼 수는 없다.
(출처:공시자료)

공사선수금과 초과청구선수금이 함께 늘었다는 점은 상반기 플랜트 사업에서 발주처로부터 자금을 미리 받거나 공정보다 앞서 청구한 규모가 커졌다는 뜻이다. 그만큼 삼성물산이 자체 현금이나 차입금으로 먼저 부담해야 하는 공사비도 줄어들 수 있다.

이같은 변화는 플랜트 사업이 확대된 시기와 겹친다. 삼성물산은 2분기 실적발표에서 해외 플랜트 공정 확대를 실적 개선 요인으로 직접 언급했다. 삼성물산은 “하이테크 P4 마감 및 P5 골조 공사 본격화, 전년 신규 수주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의 공정 호조 등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플랜트 매출은 1조2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070억원보다 3230억원 늘었다.

상반기 삼성물산에 쌓인 현금은 단순히 이익이 늘어서 생긴 돈만은 아니었다. 플랜트 사업을 중심으로 자금 유입과 선행 청구가 앞당겨진 구조적 영향이 컸다. 이같은 운전자본 변화가 순이익을 웃도는 영업현금흐름을 뒷받침하면서 삼성물산의 현금은 반년 사이 1조원 넘게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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