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방산업종의 크레딧이 일제히 상승했다. 방위산업은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수출이 확대되면서 성장성이 부각됐고, 조선업 역시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신용등급이 상향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이다. 두 그룹 모두 방산 및 조선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어 계열사 전반에서 등급 및 등급전망(아웃룩) 상승이 이어졌다. 한화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엔진, 한화시스템 등의 아웃룩이 줄줄이 상향됐고, HD현대그룹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의 신용등급이 각각 한 노치 올라가면서 지주사격인 HD현대도 한 단계 상향 조정됐다.
◇방산업 호황…
한화그룹 계열사 아웃룩 일제히 '긍정적' 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방산·조선 관련 사업 비중이 높은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나란히 신용등급 또는 등급 전망이 상향됐다. 신평사들은 방위산업 전반이 견조한 내수 수요에 더해 2022년 이후 폴란드·중동 등지로의 수출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AA-, 안정적’에서 ‘AA-,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분기 말 기준 폴란드향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이집트·루마니아향 K9, 호주향 Redback 장갑차 등 대규모 수출 계약을 확보하며 총 39조8000억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과 재무 안정성 제고 역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회사는 조달 자금을 활용해 오는 2028년까지 연 2조8000억원, 총 1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신평사들은 이러한 투자 확대가 사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한화시스템의 등급전망도 'AA-, 긍정적'으로 올랐으며 이밖에 한화오션과 한화엔진의 신용등급 전망도 각각 'BBB+, 긍정적', 'BBB-, 긍정적'으로 상향됐다.
나신평은 방산업종 전망에 대해 "세계적으로 국방비와 관련된 확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산 무기에 대한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서 확보한 풍부한 수주잔고와 납기 일정 등을 감안할때 국내 방위산업 기업들은 중단기적으로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HD현대그룹, 조선업 반등에 신용도 '상승' 조선업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특히 중국산 선박과 선사에 대한 미국 내 입항수수료 부과 논의가 확산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상선·조선소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정책 역시 국내 업체들의 실질적인 수주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3사는 모두 HD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기존 'A,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주사 격인 HD현대도 동일하게 한 노치 오른 'A+, 안정적' 등급을 받았다.
한신평은 "조선업황 개선으로 선박 가격이 상승하고 수주잔고가 늘어난 점, 이미 확보한 물량을 바탕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회복이 기대되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3조8225억원, 영업이익 4337억원, 순이익 284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했고,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213억원에서 4337억원으로 약 1900% 이상 늘었다. 순이익도 10배 이상 증가했다.
한신평은 "미국의 조선 정책 변화는 국내 업체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미국은 자국 내 부족한 조선 인프라를 보완할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으로 국내 조선사들은 MRO(유지·보수) 진출과 상선 수주 확대 측면에서 실질적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HD현대그룹의 HD현대일렉트릭도 'A,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등급이 한 단계 올라갔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노후 전력망 교체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등으로 전력기기 산업의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며, 고수익 제품의 납품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실적 성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