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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비금융 기업, 본질가치 제고 노력해야"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자산가치, 현금흐름, 주주환원 등 입체적 판단 필요"

강용규 기자  2025-06-24 15:21:22
"국내 상장 비금융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해외 주요국 기업보다 만성적으로 낮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단 이는 평균적으로 저하된 본질가치가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저PBR 현상의 완전한 이해를 위해서는 보유 자산의 공정가치, 미래현금흐름의 창출 역량, 주주환원정책의 적정성 등 복수의 축을 고려한 입체적 판단이 필요하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사진)은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5 thebell CFO Forum'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는 더벨이 '저PBR 시대, 밸류업을 위한 CFO의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개최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2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thebell CFO Forum'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 위원은 두 번째 세션인 '저PBR 극복을 위한 재무구조 정책과 과제'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도입 취지와 금융주의 성과, 비금융 상장사들의 밸류업을 위한 방안 등을 설명했다.

한국 증시는 만성적인 저PBR 현상에 시달려 왔다. 2010~2022년 국내 상장사 평균 PBR은 1.62배로 같은 기간 미국(3.36배), 영국(2.86배), 독일(2.64배) 등 선진 시장에 비해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 증시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은 비슷하게 증시가 저평가된 일본(1.57배)의 밸류업 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 위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이후 1년의 결과물을 놓고 초기 참여 기업은 많지 않으나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올 4월 말 기준 143개사가 밸류업 계획 공시를 통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대부분 주주환원과 소통 강화를 기업가치 제고의 주요 방안으로 내세운다. 이들은 시장 대비 약 12%의 초과수익률을 달성했다.

특히 은행주(금융지주)의 경우 평균 시가배당률이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직전 1개월 기준 7.7%에서 프로그램 시행 이후인 6개월 뒤 5.3%까지 낮아졌다. 시가배당률은 연간 주당현금배당을 주가로 나눈 값으로 이 지표의 하락은 그만큼 주가가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이 위원은 "은행주의 저평가 완화 사례는 한국 시장의 밸류업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향후 비금융 상장사의 저평가 완화 여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성패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위원은 비금융 상장사의 경우 더욱 정밀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PBR은 시장이 평가한 주가(P)와 회계상 인식한 순자산 장부가(B)의 차이에 불과한데 이 수치를 단편적으로 해석할 경우 제한적이거나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다 정밀한 해석을 위해 이 연구원은 PBR과 함께 초과 시장가치비율(AVR)이라는 지표를 병용했다. 순자산, 수익성, 주주환원 등 요소에 의한 기업의 '본질가치' 대비 시장가치에 붙어 있는 프리미엄 수준을 정량화한 것이다.

한국 증시는 PBR 기준으로 주요국들 중 미국과 독일, 영국, 대만보다 낮게 평가됐지만 AVR 기준으로는 가치가 가장 높은 미국 바로 다음에 위치했다. 이는 국내 비금융 상장사들의 시장가치가 주요국의 비교대상 기업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AVR을 기준으로 재조명한 글로벌 고밸류 기업의 특성은 △순자산의 효율적 재배치 △높은 수익성 △적절한 주주환원정책 등이다. 이 위원은 비금융 상장사들이 본질가치 제고를 통한 실효적 밸류업을 위해 이 요소들을 벤치마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기초체력이 탄탄한 대규모 기업들이 주주환원정책을 '합리적으로' 수립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금배당 및 자사주 소각이 언제나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위원은 "기업의 수명주기와 수익 창출 구조에 따라 사내 유보를 통한 재투자가 더 효과적인 주주환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단기에 밸류업이 용이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저하된 본질가치의 제고가 선결돼야 한다"며 기업의 수익성 제고와 자본의 효율적 재배치 등 본질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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