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는 지주사임에도 직전 3년 간 누적 총주주수익률(TSR)이 400%에 육박한다. 그러나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를 강타한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그룹이 직격 당한 최근 2년으로 범위를 좁히면 상황이 달라진다.
2024년 이후 TSR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50%씩을 기록했다. 작년부터 시작된 밸류업 열풍에 지주사들이 대체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에코프로는 시류에 올라타지 못했다. 2024년 순손실을 기록하는 중에도 배당에 나섰지만 본업 경쟁력이 흔들려 나타난 주가 부진을 막기엔 부족했다.
◇2023년 역대급 수익→2년 연속 마이너스(-) TSR THE CFO는 코스피와 코스닥 중 금융지주사를 제외한 총 95곳의 상장 지주사들을 추린 뒤 이들의 직전 3년 간 TSR을 살펴봤다.
2025년 TSR의 경우 아직 회기 중이라 2024년 하반기 초(2024년 7월 1일)부터 2025년 상반기 말(2025년 6월 30일) 종목별 종가를 합산하고 주당 배당금을 더해 산출했다. 주당 배당금 역시 2025년 기말 배당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2024년 지급 규모를 적용했다. 일부 연간 배당 규모를 사전에 공개한 곳들은 해당 수치를 참고했다.
그 결과 에코프로는 해당 기간 동안 -50%의 TSR을 기록했다. 95개 상장사 가운데 94위로 최하위였다. 코스피 상장사 중에선 STX(-56.2%에 이어 가장 낮았다. 시계열로 살펴보면 2024년 하반기초부터 2025년 상반기 말까지 -50%, 2024년엔 -54.9%를 나타낸다.
반면 2023년엔 1년만에 488.2%의 투자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투자자들이 2023년 한 해 동안 에코프로를 홀딩했을 경우 전 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은 투자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에코프로의 경우 2023년 TSR이 워낙 높다보니 장기 투자를 이어왔을 경우 앞서 -50%씩의 수익률을 나타낸 기간 동안 손실을 입었다 해도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보인다. 3년 내내 주가가 상승하며 418.8%를 나타냈던 두산을 제외하곤 기간 상승률이 가장 높다.
◇주주환원 강화도 못 넘는 캐즘 여파…올 하반기부터 반등 기미 에코프로의 TSR이 급변한 이유는 2023년 즈음 시작한 캐즘의 여파가 결정적이다. 통상 캐즘은 일시적 수요 침체를 의미하지만 당장 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했던 에코프로그룹에게는 이 일시 침체가 큰 파고처럼 다가왔다.
에코프로의 경우 2023년 캐즘이 극심할 상황에서 배당을 중단했다가 2024년 말엔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도 배당에 나섰다. 기존(2022년 95원) 대비 규모도 늘린 주당 98원의 배당금을 확정했다.
그러나 주주환원 강화로는 하락하는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리기 부족했다. 주주환원 강화에도 나서고 있지만 즉효가 나타나진 않았다. 핵심적인 이유는 이차전지사업이 흔들리자 관련 사업에 특화해 수직계열화를 이룬 그룹 전체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작년 지주사를 비롯해 양극재와 전구체를 생산하는 계열사까지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손실도 났다.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 발생으로 재무구조까지 악화되는 등 큰 부진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캐즘이 잦아들고 있지만 아직 그룹 차원에선 이 침체를 불식시킬 수 있는 확실한 키를 잡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시장이 다시 정상화 될때까지 최대한 버틴다는 전략을 꺼낸 상태다. 이에 신제품 개발과 관련 공정 신설 등 미래를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되 공장 증설 속도를 조절하는 등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형태로 전환했다.
이차전지가 호황기를 구가하던 시절 앞서 이차전지에 특화한 지배구조는 계열사 시너지를 창출하며 그룹의 급성장에 기여했다. 그러나 캐즘 영향으로 불황이 시작되면서 한번에 그룹사 전체가 리스크를 겪고 있다. 이 기간 지주사뿐만 아니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비엠의 TSR이 모두 후퇴했다.
그나마 올해 하반기부터 다시금 2차전지 주력 기업들의 수익성이 올라오고 있는 점은 그룹 전체에 긍정요인이다.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략 등 불안요인은 있지만 시장에선 캐즘이 기승을 부리던 당시와 대비하면 소비심리나 이차전지 수급 상황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