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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의 CFO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 아시아나 '완전 합병' 대비 과제

①오너 신뢰 깊은 경영전략 ‘키맨’…지주사 한진칼 CFO도 겸직

강용규 기자  2025-08-05 16:08:45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대한항공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하은용 재무부문 부사장은 그룹 지주사 한진칼에서도 재무총괄로서 CFO를 겸직하고 있다. 그룹의 지주사와 핵심 사업회사의 재무를 동시에 관장하는 만큼 그룹 재무라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재무적으로 안정된 한진칼과 달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로 인해 급격하게 부담이 커진 상태다. 당장은 대한항공의 재무 부담을 완화하고 향후 완전한 흡수합병에 대비하는 것이 하 부사장의 최대 과제다. 대한항공의 여력을 키우는 것은 향후 벌어질 수도 있는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에서 현 오너 일가를 지원하는 일이기도 하다.

◇현업 이해도 갖춘 최고의 자금 전문가

하은용 한진칼 재무총괄 겸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은 1961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도 받았다.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경영전략본부와 자금전략실 등 재무 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으며 2012년 상무보 승진으로 임원 반열에 올라 그룹의 물류계열사 한진에서 재무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2013년 다시 대한항공으로 돌아와 항공우주사업본부 사업기획부, 운항기획부 등에서 현업을 경험한 뒤 2016년 재무본부장 겸 자금전략실장으로 다시 재무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부사장 승진과 함께 대한항공의 CFO에 올랐고 지주사 한진칼의 재무총괄까지 겸직하고 있다.

하 부사장은 재무 분야에서 주된 경력을 쌓았고 특히 자금전략실에서 오래 근무해 자금운용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항공은 업무 특성상 국제금융이나 항공기 파이낸싱 등 자금 업무의 중요도가 높으며 이는 하 부사장이 CFO직을 수행하는 주요 근거이기도 하다. 사업기획부나 운항기획부에서도 근무한 만큼 현업에 대한 이해도도 갖추고 있다.

2019년부터 6년 넘게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CFO를 겸직하고 있다는 것은 그룹의 총수 조원태 회장이 하 부사장의 재무 역량을 그만큼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 하 부사장은 한진칼에서 사내이사를 지내는 등 지주사의 경영활동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단순한 재무담당자를 넘어 경영전략의 '키맨'이기도 한 셈이다.


◇ 한진칼 경영권 방어와 맞닿은 대한항공 재무여력 제고 과제

하 부사장은 대한항공 CFO를 지내며 과중했던 재무 부담을 성공적으로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말 660.6%에 달했던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28.8%까지 하락했다. 이 기간 차입금의존도 역시 61.7%에서 41.3%까지 낮아졌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의 재무지표는 전년 대비 악화된 수치다. 2023년 말 대한항공은 부채비율이 209.6%, 차입금의존도가 36.0%를 기록했었다. 1년 사이 재무 부담이 커진 것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63.88%의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1조5000억원을 투입한데다 아시아나항공의 좋지 못한 재무 현황이 대한항공 재무제표에 연결기준으로 반영되면서다. 이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하 부사장의 당면 과제다.

대한항공은 향후 금호건설 보유분 11.12% 등 아시아나항공의 잔여 지분까지 사들인 뒤 2026년 10월경 아시아나항공을 완전히 흡수합병할 계획이 세워져 있다. 하 부사장은 더욱 커질 부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대한항공의 재무 여력을 선제적으로 제고해 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하 부사장이 함께 CFO를 맡고 있는 한진칼의 경우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27.0%, 차입금의존도가 15.4%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다만 한진칼은 호반건설을 앞세운 호반그룹의 지속적인 지분 확대로 인해 경영권 분쟁 발발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진칼은 소액주주가 지분 16.52%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공략하는 것이 승리의 열쇠가 된다. 때문에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진칼이 앞서 밸류업 공시를 통해 충분한 배당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영업이익률 60% 달성의 목표를 제시한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지난해 한진칼의 별도기준 영업수익(매출) 1356억원 중 82%에 이르는 1108억원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수취한 상표권 사용료와 배당 등에서 나왔다. 대한항공의 재무 여력을 제고해야 하는 하 부사장의 과제는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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