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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잉여현금 '뚝'…KT 감소폭 최고

④[잉여현금]KT 67% 급감, 3조 설비투자 탓…SKT는 배당 멈춰 현금 방어

고진영 기자  2025-12-24 14:48:09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올해 통신3사는 잉여현금 감소 추세가 두드러졌다. 5G 가입자 확산기에 나타났던 탄탄한 현금흐름과 대조적이다. AI(인공지능) 전환 비용과 각종 일회성 리스크, 운전자본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잉여현금을 제약하고 있다.

특히 과거엔 망 구축이 끝나면 현금이 쌓이는 구조였지만, 이제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라는 새로운 투자처가 등장하면서 현금 소모가 지속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평이다. 올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일시적으로 투자를 축소하긴 했지만 확대 전환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투자 늘린 KT, 배당 축소에도 잉여현금 급감

올 9월 말 기준 KT의 연결 잉여현금흐름(배당 지급 후 기준)은 407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9월 말엔 1조2196억원이었는 대비 66.6%가 급감한 셈이다. SK텔레콤 역시 이 기간 1조5545억원에서 6675억원으로 57% 내려앉았고, LG유플러스는 전년 동기(4758억 원) 대비 20.6% 줄어든 3774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KT의 잉여현금이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CAPEX(자본적지출) 점프에 있다. 올 3분기까지 3조1096억원을 설비투자 등에 쏟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투입한 2조4310억원과 비교하면 7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배당규모(지급일 기준) 43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7494억원)보다 3000억원 남짓 줄었지만 잉여현금 급감을 막지 못했다.

앞으로도 투자 부담은 이어질 것으로 짐작된다. 5G 망 확충은 일단락됐지만 기업사업 확대를 위해 AI 인프라를 강화 중이기 때문이다. 또 5년간 정보보호 분야에 1조원을 쓰겠다는 계획을 올 7월 발표했고, 2028년까지 4년간 1조원어치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


◇SKT, 영업현금 타격에 '배당 컷'

반면 SK텔레콤의 경우 투자를 늘려서가 아니라 영업에서 창출하는 현금 자체가 1조원 가까이 급감했기 때문에 잉여현금이 축소됐다. 유심 정보유출 사태의 후폭풍이다. 피해 보상안 집행, 고객 이탈 방어를 위한 마케팅 진행 등으로 막대한 현금이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오히려 투자를 줄여 현금흐름 방어에 나섰다. 9월 말 기준 CAPEX 규모는 1조526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조6197억원) 대비 900억원 남짓 감소했다. 현금흐름 위축은 SK텔레콤이 분기 배당 중단을 결정한 재무적 배경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힌다. 통신3사 최초로 분기배당을 도입한 이후 한 차례도 배당을 거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올 3분기엔 처음으로 분기 배당을 멈췄다. 회사 측은 배당 중단에 대해 “재무 악화에 따른 것”이라며 “실적 정상화 이후 배당을 재개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허리띠 졸라매기가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SK텔레콤의 현금창출력 급감은 일회성 성격인 데다 2030년까지 AI 총매출 30조원, AI 매출 비중을 전체 35%로 늘리겠다는 'AI 비전 2030'을 발표한 만큼 투자가 다시 확대되는 것은 예상된 수순이기 때문이다. KT에 앞서 SK텔레콤 역시 2029년까지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LGU+, 매출 늘었지만…운전자본에 묶인 돈

LG유플러스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잉여현금 감소폭(-20.6%)이 3사 가운데 가장 작았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운전자본이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LG유플러스는 기업 인프라 사업과 모바일 부문에서 외형 성장을 이뤄내면서 3분기 기준 매출이 6.7%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 확대가 현금 유입으로 직결되지 않았다.


원인은 운전자본에 있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늘어 현금이 묶이면서 LG유플러스의 운전자본투자액은 9월 말 2조49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7651억원)보다 약 7399억원, 42%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그럼에도 잉여현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서지 않은 원인은 투자 축소 덕분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3사 중 가장 공격적으로 설비투자를 줄였다. 작년 3분기까지 1조8345억 원이었던 자본적지출을 올해는 1조4048억 원으로 4000억원 넘게 감축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것은 LG유플러스 역시 마찬가지다. 2027년 중순까지 진행되는 파주 AI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600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고, 기업인프라 사업 강화를 위해선 또 투자 부담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주주환원 확대에도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11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히면서 40~60%의 주주환원율을 목표로 세웠다.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을 배당하고, 잉여현금흐름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주주 환원율을 점진적으로 올리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병행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며 “배당총액을 축소하지 않으면서 유통주식 수를 줄여 DPS(주당배당금) 상승 여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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