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CFO들은 거의 대부분 국내파였다. 학력이 확인 가능한 CFO 중 1명만 해외 대학 출신이었다. 이마저도 M&A를 통해 영입된 케이스였다.
대부분 그룹에서 전략실이나 그룹 콘트롤타워 출신 CFO들을 주요 계열사에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의 안살림을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신뢰와 능력이 모두 중요한 가치란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일부 그룹은 70년대, 80년대생까지 재무라인의 연령을 낮춰 세대 교체에 나선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CFO들을 거의 대부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등 중용하는 기조가 이어졌다.
◇ 국내파 압도적 비중, 콘트롤타워 CFO 배출 여전 THE CFO는 공정자산총액 기준 상위 10대 기업집단(NH농협 제외)의 주요 상장사에서 일하는 CFO들을 조사했다. 2025년 9월 말 기준 각 회사 공시를 바탕으로 취합했다. 이들 기업 중 공식적으로나 대외적으로 CFO 직함이 없는 곳과 연말 인사 이후 후임 인사가 이뤄지지 않은 곳 등을 감안해 102명이 조사 대상이었다.
대기업 CFO들은 거의 대부분 국내파였다. 대학 전공 등을 공개한 92명 중 해외 대학 졸업자는 단 1명이었다. GS그룹이 인수한 휴젤의 에바 황 CFO가 베이징대 출신으로 유일한 해외파였다. 그녀가 중국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해외파는 전무한 것으로도 볼수 있다.
예상외로 서연고 비중이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대부분 그룹들은 서연고 출신 CFO가 50%를 넘지 않았다. 다만 현대차의 경우 서연고 출신이 12명 가운데 11명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부분의 CFO들은 그룹내부에서 성장한 이력을 갖췄다. 외부에서 영입된 경우는 3명 있었는데 대부분 컨설팅회사 출신이다.
김진수 드림어스컴퍼니 CFO는 앞서 두산건설 회계팀에서 부장을 맡다가 SK그룹으로 넘어왔다. 박상수 현대오토에버 CFO는 이전에 AT커니 코리아에서 디지털전환(DT) 파트너를 역임했던 인물이다. 송효진 롯데칠성음료 CFO도 EY한영과 선진회계법인 등을 거쳤다.
주요 그룹에서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에 있는 경우 재무라인 배출 통로라는 공통점이 눈에 띄었다. 삼성은 미래전략실 출신 CFO들이 상당수였고 SK는 지주사 재무 1,2실 출신 CFO들이 계열사 CFO들로 배치돼 있다.
삼성전자 CFO들은 지금은 해체된 옛 미래전략실에서 일한 케이스가 많다. 2012년 삼성전자 CFO에 오른 이상훈 전 CFO부터 노희찬 전 CFO와 최윤호 전 CFO, 박학규 전 CFO, 현직 박순철 CFO에 이르기까지 5명의 삼성전자 CFO가 모두 미전실 출신이다. 이들 중 이상훈 전 CFO 이후의 4명은 미전실 해제 이후 삼성전자 CFO에 올랐다.
SK그룹에서도 유봉운 SK네트웍스 CFO가 SK 재무1실, 정지영 SK바이오팜 CFO가 SK 재무2실 출신이다. 박동주 SKC CFO 역시 SK에서 포트폴리오 기획실장과 투자분석1담당, PM(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1담당 등을 거쳤다.
◇ SK·신세계 젊은 CFO 세대교체, LG CFO는 CRO 겸직도 일부 그룹사에서는 CFO들의 연령대가 크게 낮아졌다. 10대그룹 CFO 102명의 평균 출생년도는 1970.4년이다. SK(1972.4년)와 신세계(1972.8년)의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돼 세대 교체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10대 그룹들은 자산 규모가 높아질수록 CFO들의 평균연령대도 대체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SK는 자산규모가 2위임에도 발빠르게 세대 교체에 나선 곳으로 꼽힌다. SK그룹 내 원정환 인크로스 CFO가 1980년생이고 SK그룹 19명 CFO 가운데 1960년대생은 김우현 SK하이닉스 CFO(1967년생), 남기철 SK오션플랜트 CFO(1969년생), 오영래 SK디앤디 CFO(1966년생)로 3명에 그친다.
신세계그룹은 10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CFO 전원이 1970년대생이다. 연장자는 김영천 광주신세계 CFO(1970년생)이고 최연소는 이용명 이마트 CFO(1976년생)이다.
일부 그룹사에서는 CFO를 중용하는 기조가 읽힌다. 현대차그룹은 12명의 CFO 가운데 11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사실상 CFO 전원을 계열사 핵심 경영진에 앉혔다.
LG그룹 CFO들은 다수가 CRO(최고리스크책임자)를 겸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CFO들의 역할이 넓어지면서 특히 리스크 부문을 주로 겸하는 추세가 잡아가고 있다. LG그룹 11명의 CFO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전자,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LG헬로비전의 CFO들이 CRO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6명의 CFO 가운데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석사 이상 학위 소지자이다. 이는 10대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이기도 하다.
◇ SK·한화 형제 간 교류, 김동관 계열사는 예외 그룹 내에서 형제 간 지배 체제가 나뉘어 있는 경우, 서로 교류하며 이동하는 모습도 보인다. 형제간 독립 경영에 나서긴 했지만 재무 라인은 믿을만한 내부 인사를 중심으로 꾸린다는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SK 회장과 그의 사촌형제인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계열로 나눌 수 있는데 김기동 SK CFO가 두 계열 간 인사교류로 이동했던 케이스다. 그는 SK디스커버리(최창원 계열) 재무지원실장과 SK케미칼(최태원 계열) 재무실장 등을 거쳐 SK CFO에 올랐다.
한화그룹 CFO들은 더 독특한 양상을 보인다. 한화그룹은 크게 장남 김동관 계열(지주, 방산 등)과 차남 김동원 계열(금융), 삼남 김동선 계열(유통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차남 김동원과 삼남 김동선 계열 CFO들은 다른 형제 계열사 사이에서 오가는 경우가 있다. 한화투자증권 김승모 CFO가 지주사 한화 지원부문 재무를 담당했었고 한화갤러리아 정일규 CFO는 지주사 한화 무역부문과 한화솔루션에서 몸담았던 적이 있다. 반면 장남 김동관 계열사 CFO들은 김동관 계열사 집단 내에서만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