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이 도입 4년 차에 접어들면서 보험사의 리스크관리 기준도 정교해지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CSM 확대와 자본 적정성 방어가 핵심 과제였다면 이제는 신계약 수익성과 요구자본 부담, 금리 변동성까지 자본 효율의 관점에서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와 자동차보험 손익 변동, 해외 자회사 관리 등 각 사의 성장 전략이 달라진 만큼 CRO가 점검해야 할 리스크 범위도 넓어졌다. 주요 보험사 CRO 조직을 토대로 보험사의 리스크 환경과 자본 관리 전략, 지속 가능한 성장 조건을 짚어본다.
DB손해보험의 리스크관리 범위가 포테그라 편입 이후 한층 넓어졌다. 미국 보험사를 완전자회사로 품으면서 단순 투자자산 관리가 아닌 연결 기준 자산·부채 평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 회계기준과 국내 감독 기준을 함께 반영하는 역량이 그룹 건전성 관리의 관건으로 부상했다.
이강진 DB손보 리스크관리 최고책임자(CRO·상무)는 포테그라 편입으로 글로벌 리스크관리 역량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현지 지급여력 기준과 투자자산, 손해율, 재보험 구조를 동시에 살피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통합 ALM과 외화 리스크관리, 본사와 자회사 간 정보 공유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US GAAP·K-IFRS 조율, 연결관리 중요도 확대
이강진 CRO(사진)는 더벨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포테그라는 완전자회사이므로 K-ICS를 산출할 때 모든 자산과 부채를 합산해 평가해야 한다"며 "미국은 US GAAP 회계 기준을, DB손보는 K-IFRS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일한 기준으로 통일해 평가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DB손해보험
포테그라 편입 이후 DB손보 리스크관리의 핵심은 미국 현지 자산과 부채의 평가 방식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있다. 본사와 자회사 간 정보 공유 및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게 관건이다. 현지 회계 기준으로 산출된 재무 정보를 국내 기준에 맞춰 재해석해야 연결 기준 건전성 관리가 가능하다. K-ICS 산출 과정에서도 회계 기준 차이를 조율하는 절차가 중요해졌다.
이 CRO는 "각국의 회계 기준 차이뿐 아니라 현지 규제와 본사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하므로 글로벌 리스크관리 역량이 필수적"이라며 "통합 ALM 관리나 외화 리스크관리는 미국의 규제 기준을 준수하면서도 한국의 감독 기준을 동시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체계의 차이를 이해하고 조율할 수 있는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DB손보는 포테그라를 포함한 해외 자회사 리스크에 대해 주요 관리 지표를 선별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현지 규제 비율인 미국 RBC와 유럽 SolvencyⅡ, AM Best의 자본적정성 평가지표인 BCAR를 함께 점검한다. 투자자산의 신용·시장위험, 국가별·보종별 손해율과 합산비율, 보유율과 출재 구조도 집중 관리 대상이다.
재보험 구조도 주요 점검 항목에 포함했다. DB손보는 포테그라의 주요 재보험사별 신용등급 변동 현황과 미수 재보험금 규모, 담보 확보 여부를 살필 예정이다. 포테그라가 특화보험, 보증보험, 신용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만큼 언더라이팅과 재보험 활용도 관리가 중요해졌다.
◇포테그라 킥스 부담 제한적…중장기 영향 시나리오별 점검
DB손보는 포테그라의 사업 변수들이 연결 K-ICS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점검하고 있다. 이 CRO는 "매출 성장률, 합산비율, 환율 등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연결 K-ICS에 미치는 영향과 재무건전성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 성장률과 합산비율, 환율 변화가 예상보다 불리하게 움직일 가능성까지 반영해 재무건전성 영향을 살피는 방식이다.
포테그라 편입은 DB손보의 자본 적정성에 단기 부담과 중장기 기여 요인을 함께 가져온다. 인수 초기에는 자금 유출로 킥스비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다만 DB손보는 금융당국 권고치 130%를 크게 웃도는 자본 여력을 갖추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킥스비율은 232.1%를 기록했다.
포테그라가 합산비율을 안정권인 90%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 등을 합쳐 보험영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100%를 밑돌면 보험영업에서 이익을 내는 구조로 볼 수 있다. 포테그라의 매출과 당기손익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중장기 자본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DB손보는 포테그라와 기존 베트남 법인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에도 차이를 둘 예정이다. 이 CRO는 "포테그라는 베트남 자회사 대비 자산규모가 크고 다양한 특화보험, 보증보험, 신용보험 상품을 판매 중"이라며 "언더라이팅의 중요성, 재보험 활용도, 미국·유럽의 각기 다른 자본 규제 체계 등으로 글로벌 수준의 모니터링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본자본 규제 선제 대응…"펀더멘털 강점 입증"
DB손보는 킥스비율 200~220%를 적정 자본 구간으로 두고 당분간 현 수준의 관리 기준을 유지한다. 이 CRO는 "예상 못한 제도 변경 대비,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킥스비율 변동 대응, 글로벌 보험사 도약을 위한 신용등급 관리 필요성이 배경"이라며 "향후 제도와 시장금리 등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를 면밀히 점검해 적정 자본 구간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 정기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DB손보는 기본자본비율에서도 선제적인 대응력을 입증했다. 금융당국이 실질적인 손실 흡수력을 평가하기 위해 기본자본비율을 새 자본 규제 지표로 도입할 예정인 만큼 규제 시행 전 기본자본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1조3000억원을 발행해 감독규정상 기본자본으로 인정 가능한 규모를 충족했다.
이 CRO는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은 배당가능이익이 충분해야만 발행 가능하기에 회사의 수익성이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사의 우수한 이익 창출력과 투자자의 신뢰도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DB손보는 당분간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 계획이 없으며 시장 기대에 맞춰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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