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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 렌탈규제 해부

당국, 규제 완화 신중론…'플랫폼 종속' 우려 해소해야

⑱집객력 쥔 빅테크 진입 시 주도권 약화 우려…자체 렌탈 비즈니스 모델 정립 과제

김보겸 기자  2026-08-06 07:50:22

편집자주

2005년 도입된 렌탈채권 취급 규제는 캐피탈사의 렌탈자산이 리스자산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당시에는 대형 금융회사의 시장 진입에 대응해 렌탈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였다. 하지만 20여 년이 흐른 지금 장기렌터카를 중심으로 한 시장 구조는 크게 달라졌다. 업계는 해당 규제가 사업 확대는 물론 수익성과 자금조달 경쟁력까지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렌탈채권 규제가 캐피탈사의 사업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보고 규제 완화 시 회사별 영향과 남은 정책 과제를 살펴본다.
여신전문금융업계가 렌탈채권 취급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정책 반영까지는 과제가 적지 않다. 금융당국은 빅테크 플랫폼의 시장 진입 속에서 캐피탈사가 주도권을 뺏긴 채 금융 지원 역할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한다. 자체적인 렌탈 비즈니스 생존력부터 갖춰야 한다는 시각이다.

IT 플랫폼의 집객력에 밀릴 경우 캐피탈사는 리스크 관리와 차량 조달만 맡게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기존 업계의 반발과 소상공인 금리 절감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플랫폼을 넘어서는 경쟁력과 상생 모델을 입증하는 것이 업계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라이선스 무색한 플랫폼 파급력…캐피탈사 종속성 경계

캐피탈업계는 금융사의 장기렌터카 취급 확대가 중소업권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상생안을 내세운다. 금융사는 법적으로 1년 이하 단기렌터카를 직접 운용할 수 없어 정비나 사고 발생 시 단기 대차 수요를 지역 중소 렌터카 업체에 외주로 제공한다. 대형 전업사와 달리 금융사의 자산 확대가 중소업체의 물량 확보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반면 한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 등 기존 렌탈업계는 여전사의 진입 확대가 중소 사업자의 영업권역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금융당국에 피력한다. 업권 간 갈등 해소가 일차적 과제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경계하는 대목은 빅테크 플랫폼에 대한 캐피탈사의 종속성 확대다. 배달 플랫폼 등 강력한 집객력과 정산 시스템을 보유한 IT 플랫폼이 이륜차 등 렌탈시장에 영향력을 키우면 렌탈채권 규제를 완화해도 캐피탈사의 주도권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제5조에 따라 시설대여업이나 할부금융업 등 여전업 라이선스를 등록하려면 20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 요건과 금융위원회 등록 절차가 필요하다. 라이선스가 없는 일반 IT 플랫폼 기업이 직접 자금을 대여하거나 물건을 임대하는 금융 행위를 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플랫폼이 고객 유치와 수수료 정산 등 렌탈업에 있어 핵심 역할을 할 경우 구조적으로 역전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여전사 라이선스를 가진 캐피탈사가 차량 구매나 단순 여신 심사, 자산 관리 등 리스크와 실무만 전담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위험도 있다"며 "이 경우 캐피탈사가 플랫폼의 단순 자금 공급자나 하청 금융사로 전락할 위험도 없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규제 완화에 의존하기보다도 플랫폼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캐피탈사만의 차별화된 렌탈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구축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용금융 실효성 의구심… 상생안·경쟁력 입증이 선결 과제

아울러 당국은 렌탈채권 규제 완화가 소상공인 등 저신용 차주의 금융 부담 완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캐피탈사의 조달금리 체계를 고려할 때 렌탈 규제를 풀더라도 소상공인에게 공급되는 렌탈 금리가 유의미하게 낮아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포용금융 명분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렌탈업권과의 마찰을 무릅쓰고 규제를 완화할 유인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캐피탈업계가 렌탈채권 규제 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기존 렌탈업계와의 마찰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상생 방안이 요구된다. 단기 대차 물량 공조나 재고 금융 제공 등 영세 렌터카 업체와의 공존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규제 완화가 생계형 소상공인에 대한 실질적인 금리 절감 효과로 이어진다는 점을 입증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당국이 제기한 포용금융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해소할 근거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빅테크 플랫폼의 시장 진입 과정에서 자금 제공자에 그치지 않고 여신심사 및 자산관리 등 고유의 금융 역량을 바탕으로 한 자체 경쟁력도 증명해야 한다. 규제 완화 추진에 앞서 업권 간 이해관계 조정과 자체적인 비즈니스 모델 정립이 우선돼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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