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기사는 THE CFO 등록 CFO를 대상으로 2025년 7월 이뤄진 설문에 바탕해 작성했으며 아래와 같은 질문이 활용됐습니다. Q PBR(주가순자산비율) 개선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필요한 수단은 무엇인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해답은 무엇일까. 설문을 통해 조사한 결과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주주 관련 정책 다음으로 ‘거버넌스 정비’를 최우선으로 뽑았다. 다만 유형별로 분류해보면 그룹사와 비그룹사의 성향이 확실히 갈렸다.
그룹사 CFO들을 따로 봤을 땐 이사회, 지배구조 등 거버넌스 개선보다 자본효율화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다. 반면 비그룹사 CFO들은 거버넌스 이슈가 더 시급하다고 봤다. 저평가의 원인과 보유 자본 여력이 기업마다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거버넌스’에 방점 둔 비그룹사 CFO 국내 주요기업 재무책임자 120명을 대상으로 THE CFO가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PBR(주가순자산비율) 개선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필요한 수단은 무엇인가(복수 응답 가능)’에 대해 CFO들은 주주 관련 정책에 최우선적인 비중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성향 상승 등 주주친화정책 강화’를 선택한 응답이 40.8%(49명)로 가장 많았고 ‘주주 커뮤니케이션 강화’가 39.2%(47명)로 뒤를 따랐다. 배당이나 IR(투자자 관계)활동 등은 주주 신뢰와 시장 평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가 상승을 위한 기본적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점은 ‘기업 지배구조와 이사회 등 거버넌스 정비’가 그 다음으로 많은 표를 받았다는 점이다. 설문에 참여한 CFO의 35.8%(43명)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선 거버넌스 정비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런 경향은 비그룹사 소속 재무책임자들에게서 훨씬 두드러졌다. 그룹사 소속 CFO들은 거버넌스 정비가 필요하다고 답변한 비중이 35.9%에 그쳤지만 비그룹사 소속의 경우 60%로 24%p 이상 더 높았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그룹 소속 대기업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미 기본 거버넌스체계를 구축했다고 인식하고 있어서 배당, 자본재배치 등에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증시는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는 저평가 현상을 고질적으로 감내해왔다. 저평가의 원인으론 소극적인 주주환훤, 후천적인 지배구조 등이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운용사인 로베코자산운용에 따르면 국내에서 재벌 계열사의 할인율(14.31%)은 비재벌 기업들의 할인율(26.43%)보다 오히려 낮았다.
비그룹사들이 더 크게 디스카운트를 받는 이유는 자본시장에서의 신뢰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거래, 계열사 보증 등으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그룹 계열사들과 달리 비그룹사들은 이런 지원을 받지 못한다.
또 비그룹사의 경우 최대주주가 절반을 넘는 지분율을 보유한 경우가 드물지 않기 때문에 소액주주나 기관투자가 유입이 어려워 저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들보다 비교적 규모가 작고 이사회 시스템이 미흡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비그룹사 CFO들이 거버넌스 정비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 이유로 짐작된다.
◇그룹사 CFO 45% "자본효율성 개선해야" 거버넌스 정비 다음으론 ‘효율적인 자본 재배치’ 응답률이 34.2%(41명)로 뒤를 따랐다. 정책적, 구조적 요인과 시장의 요구가 중첩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에서 자본효율성(ROE, ROIC, COE, WACC) 등을 진단하고 중장기 목표를 계량화된 수치로 명료하게 제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외국계 자금들도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 이유 중 하나로 유휴자산 방치와 낮은 자본회전율을 꼽아왔다. 자본을 놀리기 보단 인수합병(M&A) 등으로 재투자해야 장기적 기업가치에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미국 행동주의펀드인 달튼인베스트먼트는 “많은 한국기업들이 막대한 현금과 현금을 쌓아두기만 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더 낮아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거버넌스 정비와 반대로 자본 재배치의 경우 그룹사 소속 CFO들의 선택율이 더 높았다는 점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비그룹사 CFO들은 30.4%가, 그룹사 CFO들은 거버넌스 정비(35.9%)보다 많은 45.2%가 효율적 자본 재배치를 필요 요건으로 지목했다.
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의 경우 보유현금이나 유휴자산, 비핵심 자회사가 많을 가능성이 비교적 큰 만큼, 이 자산들의 재배치가 밸류업의 직접적인 지렛대로 작동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설문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자기주식 소각 확대’를 선택한 CFO들은 18.3%(22명)에 그쳐 낮은 비율을 나타냈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이 계속 논의되면서 자사주 취득 자체에 대해 재계가 소극적 태도로 돌아선 것과 무관치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밖에 ‘지분투자와 시설투자(CAPEX) 우선 집행’은 11.7%(14명), ‘임직원 보수 및 성과 체계 개편’은 10.8%(13명)로 집계됐다.
*2025 CFO 서베이는 THE CFO는 홈페이지
www.thecfo.kr에 등록된 CFO를 대상으로 2025년 7월 14일(월)부터 2025년 8월 1일(금)까지 진행했습니다. 응답자는 설문 대상 635명 중 120명으로 응답률은 18.8%입니다. 응답자 120명은 직급 기준으로 △부사장급 이상 30명(25%) △전무급 이상 21명(17.5%) △상무급 이상 43명(35.8%) △이사급 또는 그 미만 26명(21.7%)입니다. 온·오프라인으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설문지 작성은 조영균 산업정책연구원 교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