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그룹에는 HD현대건설기계와의 합병으로 소멸을 앞둔 HD현대인프라코어를 포함해 총 9개의 상장사가 있다. 이들은 HD현대마린솔루션 1곳을 제외하면 모두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의 5인 체제로 이사회가 운영되고 있다.
동시에 그룹 지주사 HD현대의 정기선 대표이사 회장을 포함한 주요 임원들이 계열사의 대표이사, 혹은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그룹 경영전략의 계열사 투사에 최적화된 이사회 구성으로 해석된다.
◇규모와 상관없이 적용되는 상장사 5인 이사회 체제 현행 상법 별도기준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대형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3명 이상 둬야 하며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해야 한다. 동시에 주식회사가 사외이사를 선임하려면 대표이사를 제외한 사내이사가 1인 이상이어야 한다. 즉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대형 상장사 이사회의 최소 기준이다.
HD현대그룹에서는 지주사 HD현대와 함께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일렉트릭 등 6개 계열사가 대형 상장사에 해당한다. 이들의 이사회는 하나같이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큰 이사회는 경영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에, 작은 이사회는 의사결정의 속도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HD현대그룹은 조선·에너지-화학·건설장비 등 그룹의 주요 3대 사업부문이 모두 경영환경 급변의 격랑을 마주하고 있는 만큼 이사회 운영과 관련해 신속한 의사결정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HD현대그룹에는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마린엔진,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 별도기준 자산총액 2조원 미만의 상장사(중소규모 상장사)들도 3곳 있으며 이들 중 HD현대마린솔루션을 제외한 2곳 역시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유일한 예외 사례인 HD현대마린솔루션은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의 6인 체제다. 과거 2대주주였던 사모펀드 운용사 KKR의 박정호 한국 총괄대표가 올 3월까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했던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HD현대마린솔루션도 내년 3월 말 윤현철 권정훈 2명의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사외이사가 1명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애초 대형 상장사의 5인 이사회 체제는 사외이사가 수적 우위를 통해 사내이사를 견제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HD현대그룹이 이러한 시스템을 중소규모 상장사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에 기반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기업 규모에 따른 차별 없이 구현하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계열사 이사회에 진입한 지주사 임원들 HD현대그룹 이사회의 다른 특징은 지주사 HD현대 주요 임원들의 계열사 이사회 진입이다. 정기선 대표이사 회장은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앞서 10월 그룹 인사를 통해 건설장비부문 중간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대표이사까지 맡기로 했다.
HD현대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그룹의 재무를 총괄하는 송명준 재무지원실장 사장은 HD현대오일뱅크의 대표이사를, 인사관리의 총괄자 금석호 HR지원실장 사장은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와 HD현대일렉트릭 사내이사를, 장혁진 HR지원담당 전무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과 HD현대로보틱스의 사내이사를 겸직 중이다.
지주사 주요 임원의 계열사 등기이사 겸직은 지주사가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대규모 기업집단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컨트롤타워인 지주사에서 수립한 경영의 대전략을 계열사로 투사하며 개별 계열사의 경영목표를 그룹의 목표에 합치시키기 위한 방안이다.
계열사별 이사회 의장 선임의 경향은 일관적이지 않다. HD현대일렉트릭과 HD현대인프라코어처럼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곳이 다수이지만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건설기계처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된 곳도 있다.
다만 지주사인 HD현대, 사업부문별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모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는 소규모 이사회 구성의 취지와 마찬가지로 컨트롤타워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중시한 조치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