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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강호' 스트라드비젼, 상장 추진력 향상 사활

'IFRS 작성' 전문가 영입 나서, 장성현 CFO와 손발 맞춰

박동우 기자  2023-05-08 07:50:16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THE CFO가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스트라드비젼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에 잔뼈가 굵은 '강호' 스타트업이다. 현대모비스, 독일 차량 부품사 ZF 등 국내외 대기업에서 자금을 확보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올해 들어 '상장 추진력'을 향상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맞춰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합류하는 인력은 장성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손발을 맞춰 일한다. K-IFRS가 상장사에 의무 적용하는 회계 원칙인 만큼 미래 증시 입성을 염두에 두고 선제 조치를 단행했다.

◇'RCPS 발행' 1600억 조달, 주주 수익실현방안 'IPO' 부각

스트라드비젼의 업력은 올해로 9년차에 접어들었다. 포항공과대(포스텍)에 몸담았던 전봉진 연구개발(R&D) 센터장이 연구진과 합심해 2014년에 창업했다. 인공지능(AI)을 토대로 영상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을 선보이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자율주행차 개발에 매진하던 국내외 완성차 분야 기업들의 주목을 받았다. 스트라드비젼 경영진은 업계에서 쏟아지는 관심을 유동성 조달의 기회로 살렸다. 2018년 시리즈A 라운드로 165억원을 얻으면서 투자 유치가 궤도에 올랐다. 당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LG전자가 자금을 대줬다.


이후 조달 행보도 순항을 거듭했다. 2019년 시리즈B 단계에서 316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시리즈C 라운드를 열어 1076억원을 확보했다. 국내 기관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 기업 자금도 수혈했다. 미국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사 앱티브, 세계 3위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형성한 독일 차량 부품 업체 ZF가 스트라드비젼 주주로 합류했다.

올해도 800억~1000억원 유치를 목표로 시리즈D 라운드에 시동을 걸었다. 잇달아 투자를 받으면서 스트라드비젼의 밸류에이션도 우상향했다. 2018년 시리즈A 단계에서 책정된 기업가치는 800억원대였으나 작년에는 3300억원으로 4배 넘게 불어났다.

지금까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며 유동성을 확보했던 만큼 주주들의 투자 수익 실현을 도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스트라드비젼이 눈여겨본 선택지는 '상장'이다. 주가 상승에 따라 투자자들이 지분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을 그렸다. 부채로 계상된 RCPS가 나중에 보통주로 바뀔 수 있는 만큼 재무 부담을 해소하는 이점도 염두에 뒀다.


◇'주관사 선정→CFO 선임→IR역량 보강' 단계준비

최근 스트라드비젼은 IPO를 준비한 경험이 두터운 전문가를 영입하는 데 힘쓰고 있다. 회계팀에 합류할 인력이 수행하는 과업은 상장사를 지향하는 회사 목표와 직결된다. 채용 공고에서 'IFRS 컨버전(conversion)'을 주요 업무로 명시한 대목이 돋보인다.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에 맞춰 작성했던 재무제표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변환하는 게 핵심 과제다. 2011년 이래 모든 상장사가 회계를 작성할 때 K-IFRS를 필수 채택하는 대목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스트라드비젼은 올해 3월에 2021년도 감사보고서를 수정해 공시하면서 재무제표 변환의 첫 발을 뗐다. 지난달에는 K-IFRS를 토대로 작성한 2022년도 연결감사보고서도 공개했다.

회계팀은 장성현 CFO와 소통하며 업무에 매진해왔다. 장 CFO는 2022년 2월 스트라드비젼에 합류한 인물이다. 그는 중앙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2007년 삼정KPMG에서 회계사로 일하며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장 CFO가 재무 총괄 임원으로 경력 2막을 연 시점은 2019년이다. 국산 화장품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데 특화된 유통사 비투링크 CFO로 근무했다. 2020년에는 분자 진단 기술을 갖춘 바이오 기업 젠큐릭스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스트라드비젼에 영입된 이래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 주력했다.


스트라드비젼은 2020년 하반기에 IPO 주관사로 KB증권을 선정한 뒤 적절한 증시 입성 타이밍을 계속 살폈다. 지난해 11월에는 IR팀 인력도 보강했다. IR팀 업무는 △거래소 심사 청구 등 IPO 프로세스 진행 △기업가치 평가 지원 △에쿼티 딜(Equity Deal) 마케팅 지원 △주주총회 운영 등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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