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산업은 보통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대규모 설비 투자를 바탕으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특성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는 통신 3사 각각의 레버리지 전략과 일회성 손익 발생이 겹치면서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그간 3사 최고의 자본 효율성을 유지하던 SK텔레콤은 ROE와 ROA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반면, 가장 순위가 낮았던 KT가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인 통신사는 KT로 나타났다. 2025년 9월 말 기준 KT의 연결 ROE는 9.06%로 지난해 말(2.85%) 대비 3배 이상 상승했다. ROA 역시 4.18%를 기록하면서 전년 말(0.99%) 대비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ROE와 ROA 모두 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구조적으로 KT는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불리한 ROA 조건을 가지고 있다. 전국에 분포한 관로와 통신구, 국사 부지 등 유형자산 비중이 높은 데다 BC카드 등 덩치 큰 자회사를 거느린 만큼 자산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43조원대의 막대한 자산은 매년 감가상각비를 발생시키면서 ROA, ROE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그간 3사 중 가장 낮은 ROA와 ROE를 보여왔던 배경이다.
하지만 지난해 KT는 이 무거운 자산 일부를 수익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자회사 넥스트커넥트PFV가 주도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복합시설 개발사업(롯데캐슬 이스트폴)에서 약 9700억원의 분양수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장부상 저수익 부동산이 현금으로 전환되며 자산 효율성이 개선된 셈이다.
유휴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수익화하는 자산 유동화 전략의 성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KT는 부채비율을 123%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자산 자체의 이익률을 높여 ROE도 9%대로 끌어올렸다. 순위 역시 3사 최하위에서 선두로 점프했다.
반면 SK텔레콤은 ROE와 ROA가 모두 마이너스(-)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5년 3분기 분기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SK텔레콤의 ROE는 -5.37%, ROA는 -2.29%를 나타냈다. 통신사 중 가장 높은 자본 효율성을 자랑했던 과거와는 대조적이다. 2021년 13.63%에 달했던 ROE가 4년 만에 적자 구간으로 떨어졌다.
변화의 주된 원인은 영업 체력의 약화보다는 대규모 일회성 비용의 반영에 있다. 지난 4월 발생한 유심 해킹과 관련해 고객 보상 비용 등이 3분기에 반영되면서 회계상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점은 ROA 손실이 2%대 수준이었던 것과 달리 ROE 손실폭은 훨씬 컸다는 부분이다. SK텔레콤이 3사 중 가장 높은 부채비율(9월 말 144.69%)을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이익이 발생할 때는 타인자본을 활용해 ROE를 극대화하는 긍정적 레버리지 효과가 생기지만, 순자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손실 구간에서는 반대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EBITDA 마진율은 28.5%로 여전히 3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실제 영업현금흐름은 견조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번 ROE 하락은 구조적 문제라기보단 외부 변수에 의한 일시적 이슈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안정성과 수익성 사이의 딜레마를 나타냈다. 9월 말 기준 ROE는 2.27%, ROA는 1.01%를 기록하며 각각 4.4%, 1.58%였던 2024년 말 대비 급락했다. 희망퇴직 비용 1500억원이 반영된 탓이지만 부채 축소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9월 말 기준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가장 낮은 118.96%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과거 공격적인 차입 경영으로 ROE를 방어하던 전략에서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기조로 선회했다. 낮은 부채비율은 그만큼 금융비용 부담이 적고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을 가져오지만 레버리지를 통한 ROE 확대 효과엔 한계로 작용한다.
이번 분기의 경우 순이익 규모가 축소된 국면에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레버리지 수단이 줄어든 만큼 ROE 하락 폭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희망퇴직 비용을 제외한 경상적인 영업이익률은 7% 중반대를 유지한 만큼 일회성 비용이 해소되는 시점부터는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