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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

'4월 상업 생산' SKMG14, 지주사 자금력에 쏠리는 눈

[음극재] ①작년 자산 41% 증가, CAPEX 재원 대부분 차입…SK 자금력 동원할까

박기수 기자  2024-03-25 15:32:38

편집자주

광풍이 몰아쳤던 2020년대 초반을 지나고 국내 배터리 사업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유럽, 미국 등에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이에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수익 전망이 전보다 어두워졌다. 손익의 악화는 부정적이지만 '이보 전진'을 위한 성장통일 수도 있다. THE CFO는 2024년 현재 한국 배터리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의 재무 현주소와 향후 과제를 짚는다.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SKMG14)의 음극재 시장 내 동향은 이차전지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사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SK온을 지닌 SK그룹의 배터리 소재 산업 진출 사례임과 동시에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한 자본적지출(CAPEX) 투자가 가능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아직 '투자' 단계인 SKMG14는 자체 캐시카우가 없다. CAPEX 투자를 진행함에 있어서 차입과 모회사인 SK의 자금력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관심사는 SK의 재무상황으로 이어진다.

SKMG14는 2021년 7월 SK머티리얼즈가 미국의 실리콘 음극재 분야 기업인 그룹14테크놀로지스(Group14 Technologies)와 국내에 설립한 합작사다. SK머티리얼즈는 현재 SK에 흡수합병돼 SKMG14는 SK의 자회사다. SK의 지분율은 75%다.

SKMG14가 생산하는 실리콘 음극재는 통상적으로 쓰이는 흑연 음극재 대비 충전 용량이 많고 충전 시간도 짧다는 장점이 있다. SKMG14는 배터리 셀 업체의 요구 사항에 따라 실리콘 함량이 15% 부근인 고함량 제품의 경우에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고 알려진다. SKMG14는 다음 달부터 상업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22년 말 기준 SKMG14의 연결 자산총계는 1746억원이다. 이중 유형자산은 1434억원으로 자산의 80% 이상이 CAPEX에 투자됐다. 자본금 8억원에 자본잉여금 793억원을 합쳐 SK와 그룹14가 납입한 금액은 약 800억원에 불과하다. 즉 SKMG14는 대부분의 투자 자금을 차입 등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실제 2022년 말 기준 SMKG14는 국내 시중은행과 중국 은행에서 798억원의 장기차입금을 보유 중이다. 중국발 차입금은 SKMG14의 100% 자회사인 SKMG14 상하이 법인에서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에도 SKMG14는 CAPEX 투자에 열을 올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음극재 생산용 열처리 장비와 토목·건축 및 폐가스 처리 설비를 비롯해 음극재 생산용 설비 등에 총 2329억원을 쏟았다.

이에 자산총계는 2022년 1746억원에서 작년 2471억원으로 41.5% 불어났다. 주주로부터의 자본 납입 이벤트가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유형자산 취득을 위한 재원은 차입을 통해 조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SKMG14의 경우 별 다른 캐시카우가 없기 때문에 CAPEX 투자 재원을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 주주 구성이 갖춰진 이후 증자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단일 기업으로 놓고 보면 부채의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익 발생이 없는 기업이기 때문에 작년 한 해 동안 늘어난 자산 725억원의 내역이 대부분 부채일 것으로 추측된다.

모회사 SK의 재무 여력이 조명받는 이유다. SKMG14의 차입 여력이 한계에 다다르거나 차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대규모 CAPEX 집행이 필요하면 모회사인 SK가 두 팔을 걷고 나설 수밖에 없다.

SK는 작년 말 기준 별도 현금성자산 4937억원을 보유 중이다. 투자형 지주회사인 SK는 배터리 소재 외 바이오·그린·디지털 등 핵심 4대 사업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음극재 1위 업체로 거론되는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2030년까지 음극재를 39만 톤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흑연계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과 SKMG14를 일대일 대응하기는 어렵지만 단순 생산 능력만 놓고 보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SKMG14가 향후 투자해야 할 CAPEX 규모가 적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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