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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CFO 서베이

단기 경기 동향보다 관세 대응 방안 촉각

응답자 48% 글로벌 경영 리스크는 미국 관세 조치, 품목별 관세도 예의주시

김형락 기자  2025-08-11 08:25:33

편집자주

2025년 국내 기업들은 상법 개정, 한미 관세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불안한 한 해를 보냈다. 대한민국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급변하는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더벨이 만든 프리미엄 서비스 'THE CFO'는 올해로 4년째 CFO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숫자와 보고서에 담기지 않는 현장의 고민과 전략을 생생히 담았다.
※ 해당 기사는 THE CFO 등록 CFO를 대상으로 2025년 7월 이뤄진 설문에 바탕해 작성했으며 아래와 같은 질문이 활용됐습니다.

Q 올해, 향후 3년(2026~2028년)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가장 큰 위협은 무엇인지
Q 올해, 향후 3년(2026~2028년) 국내 경영 환경에서 가장 큰 위협은 무엇인지

올 4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주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신경은 온통 미국 관세 협상 결과에 쏠려 있었다. 미국이 각국에 부과한 관세 수준에 따라 해외 생산과 투자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는 비용 구조를 만들야 한다.

THE CFO가 국내 주요 기업 CFO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복수 응답 가능)를 한 결과 올해 최대 경영 위협 요인은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었다. 응답자 절반에 가까운 48%(57명)가 올해 글로벌 경영 리스크로 관세를 꼽았다. 같은 기간 국내 경영 리스크도 관세가 44%(53명)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단기 글로벌 경영 리스크로는 △경기 침체기 진입 우려 29%(35명)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 28%(33명) △인플레이션 24%(29명) △전쟁·테러 영향 24%(29명) △환율 변화 24%(29명)등이 꼽혔다. 단기 국내 경영 리스크는 △경기 침체기 진입 우려 33%(40명) △환율 변화 33%(40명)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 23%(27명) △원자재 가격 변화 22%(26명) 순으로 나타났다.


CFO들은 지난달 31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춘 협상 결과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상호관세율은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과 같은 수준이다. 한국 정부가 3500억달러(약 486조원) 대미 투자 펀드 조성과 1000억달러(약 139조원) 규모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약속하고 받아 든 성적표다.

상호 무관세가 근간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폐기돼 미국 시장을 겨냥한 국내 기업들은 사업 전략을 정비해야 한다. 자동차와 가전은 그동안 FTA로 미국 시장에서 비교 우위를 누린 대표적인 제품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지화 전략을 강화한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연 36만대), 기아 조지아 공장(연 34만대), HMGMA(연 30만대) 등 연간 100만대 수준인 미국 생산 규모를 120만 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는 미국에서 가동 중인 공장을 활용해 현지 수요에 대응한다.

전현욱 SK온 재무지원실장은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관세 증가 효과로 인한 배터리 원가 상승에 대해 공급 업체, 고객사와 협의 중"이라며 "미국 현지에 확보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해 수익성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베트남·인도에서 생산하는 미국 수출품 비중을 줄이고, 멕시코 공장 생산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이용해 무관세 혜택을 받으려는 전략이다. 베트남(20%)과 인도(25%)는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율이 책정됐다.

미국 정부는 이달 중순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품목 관세율을 추가로 발표한다. 한국산 반도체에는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최혜국 대우)를 해주기로 잠정 합의했다. 철강·알루미늄 품목 관세는 기존 50%를 유지한다.

박순철 삼성전자 CFO는 지난달 31일 컨콜에서 "미국 상무부의 반도체와 반도체 파생 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 반도체 관련 한미 협의 결과 등에 따른 기회와 리스크를 다각도로 분석해 사업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정부가 조성하는 1500억달러(약 208조원) 규모 '조선 협력 전용 펀드'를 활용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 펀드가 미국에 진출하는 국내 조선업체에 대출·보증 등을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투자는 미국 조선업 재건에 중점을 둔다. 선박 건조와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

성기종 HD한국조선해양 IR부문장은 지난달 31일 컨콜에서 "미국발 대형 이벤트가 국내 조선사에 큰 호재로 다가올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정부와 협조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FO들은 중장기 경기 동향도 주시했다. 향후 3년(내년~2028년) 글로벌 경영 리스크 요인은 △경기 침체기 진입 우려가 35%(42명)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가 33%(40명)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경영 리스크 요인도 △경기 침체기 진입 우려가 41%(49명)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 38%(45명)로 가장 높았다.

*2025 CFO 서베이는
THE CFO는 홈페이지 www.thecfo.kr에 등록된 CFO를 대상으로 2025년 7월 14일(월)부터 2025년 8월 1일(금)까지 진행했습니다. 응답자는 설문 대상 635명 중 120명으로 응답률은 18.8%입니다. 응답자 120명은 직급 기준으로 △부사장급 이상 30명(25%) △전무급 이상 21명(17.5%) △상무급 이상 43명(35.8%) △이사급 또는 그 미만 26명(21.7%)입니다. 온·오프라인으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설문지 작성은 조영균 산업정책연구원 교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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