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 6곳 모두 유동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유동성비율 100% 이상을 기록해 안정적인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을 갖췄다. 특히 삼성증권이 최근 3개월 간 유동성 자산 확대에 따른 가장 높은 유동성비율을 기록했다.
반면 잠재적인 재무 부담을 나타내는 '우발부채/유동성 갭' 지표에서는 증권사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우발부채 규모를 대폭 줄이며 현금 유출 부담을 크게 줄였다. 반면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은 향후 현금 유출 가능성이 확대됐다.
◇삼성증권 조정유동비율 '114.2%', 유동자산 규모 증가
THE CFO는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통해 국내 증권사 6곳(은행 계열 제외)의 유동성 지표를 조사했다.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6곳이다. 유동성은 조정유동성비율, 유동성비율, 우발부채/유동성 갭 지표로 가늠했다.
조정유동성비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삼성증권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조정유동성비율은 114.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107.4%) 대비 6.8%p(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통상 조정유동성비율이 높을수록 통상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이 우수하다. 조정유동성비율은 3개월 이내 유동성 자산을 3개월 이내 유동성 부채·우발부채로 나눈 값으로 계산된다. 유동비율보다 증권사의 잠재적인 유동성 위험을 보다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최근 3개월 간 삼성증권 유동성 자산은 증가했다. 2023년 말 기준 27조4796억원을 기록했던 유동자산은 1년 새 30조4158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동성 부채는 23조6849억원에서 24조4641억원으로 늘었지만 자산이 더 큰 폭으로 늘면서 안정적인 조정유동성비율을 유지했다.
이어 키움증권(109.4%), 한국투자증권(108.3%), 미래에셋증권(107.3%), 대신증권(102.6%), 메리츠증권(100%) 등 모두 100% 이상의 조정유동성비율을 기록했다. 통상 금융당국이 유동성 관리 기준으로 조정유동비율 100% 이상을 권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유동성비율이 안정적인 셈이다.
조정유동성비율이 가장 크게 개선된 곳은 미래에셋증권이었다. 2023년 100%를 밑돌았던 조정유동성비율은 2024년 107%로 8.2%p 상승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최근 3개월 유동자산은 2023년 43조1503억원에서 2024년 52조4088억원으로 9조2585억원 늘어났다.
◇'리스크 관리' 미래에셋증권 '우발부채/유동성 갭' 감소
보다 넓은 개념인 유동성비율을 살펴봐도 증권사 6곳의 유동성 지표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유동성비율을 기록한 곳은 대신증권(139%)였다. 다만 대신증권의 조정유동성비율은 102%를 기록했다. 단기 유동성은 충분하지만 채무보증, 우발부채 등 잠재적 재무 부담은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유동성비율은 한국투자증권(124.8%), 메리츠증권(124.4%), 삼성증권(124.3%) 순으로 높았다.
증권사들은 우발부채 등 잠재 리스크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발부채가 단기 유동성 부족분(유동성 갭)에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의 현금 유출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2023년 125.2%를 기록했던 우발부채가 유동성 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25.9%로 감소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현금이 부족한 상황 만큼 위험 부담이 존재했지만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미래에셋 우발부채 규모는 1조9799억원에서 1조2538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의 우발부채/유동성 갭 비율이 감소했다. 반면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은 비율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