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Financial Index손해보험

삼성, CSM 잔액 1위…메리츠 대형사 '아웃라이어'

[수익성]④자산규모와 CSM 보유고 대체로 비례…변동 폭은 소형사가 돋보여

강용규 기자  2025-06-19 08:49:11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보험계약마진(CSM)은 보험계약부채 중 향후 상각을 통해 보험수익으로 전환되는 부분이다. 2023년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사의 미래 기대이익 지표로 통용된다.

지난해 연말 결산부터 적용된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 변경 등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인해 손해보험사들의 CSM이 요동쳤다. 삼성화재가 가장 많은 CSM 잔액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메리츠화재는 대형사들 중 잔액이 1년 사이 가장 크게 늘었다.

◇삼성화재, 손보사 '맏형' 위상 재확인

THE CFO 집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2024년 말 기준 CSM 잔액이 14조7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손보사 19곳(외국계 재보험사 지점 제외) 중 가장 큰 수치다.

삼성화재는 2024년 말 자산총계가 85조2236억원으로 손보업권 부동의 1위사다. 2위 DB손보와의 격차가 32조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압도적이다. 보험사의 CSM 보유고는 자산규모에 대체로 비례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삼성화재의 1위는 '사필귀정'에 가깝다.

삼성화재의 뒤를 이어 자산 2위 DB손보가 CSM 잔액도 12조2318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눈길이 가는 지점은 잔액 11조1879억원으로 3위를 기록한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는 작년 말 자산 기준 4위 손보사이지만 CSM 보유고에서는 자산 3위 현대해상을 앞서며 손보 빅5(삼성·DB·현대·KB·메리츠) 가운데에서 아웃라이어의 면모를 보였다.

자산 4위 KB손보는 CSM 잔액에서도 8조8205억원으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자산 3위 현대해상은 CSM 잔액 8조3055억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대형사들 중 자산 3위와 5위가 CSM 잔액 순위에서 위치를 바꾼 것이다.

중형사들 가운데서는 한화손보가 CSM 잔액 3조8032억원으로 손보업권 6위에 올랐다. 한화손보의 뒤를 흥국화재(2조4710억원), 롯데손보(2조3202억원), NH농협손보(1조5132억원) 등이 따랐다. 전업 재보험사 코리안리는 CSM 잔액 9047억원으로 10위를 기록했다.

신한EZ손보는 CSM 잔액이 1억원 미만으로 집계돼 CSM을 보유한 손보사들 중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카카오페이손보가 5억원으로 뒤를 따랐다. 이들은 디지털 보험사로 CSM이 축적되는 장기보험의 영업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캐롯손보와 SGI서울보증은 포트폴리오상 장기보험을 취급하지 않아 CSM 보유고 역시 0으로 집계됐다.


◇실질 증가율은 악사손보가 1위, 메리츠화재는 대형사 최고

2024년 초 대비 2024년 말의 CSM 변화를 살펴보면 소형사들의 증감 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손보가 잔액 1억원 미만에서 5억원으로 비율지표상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다만 증가 액수가 적어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질적으로는 악사손보가 1년 사이 59.4%의 성장세를 보여 CSM 잔액이 가장 크게 늘어난 손보사에 올랐다. 차순위 역시 소형사 라이나손보로 연초 대비 연말 잔액이 31.3%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6.9%의 증가 폭을 보여 잔액이 4번째로 많이 증가했다. 이는 대형사들 중 가장 큰 증가 폭으로 삼성화재(5.8%), KB손보(3.6%), DB손보(0.7%)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자산규모 대비 CSM 잔액 순위가 높았던 것은 CSM 확보 영업의 성과 덕분임을 알 수 있다.

반면 대형사들 가운데 자산 대비 CSM 순위가 낮았던 현대해상은 지난해 대형사들 중 유일하게 CSM 보유량이 감소(-9.2%)했다. 흥국화재(-8.7%), 한화손보(-3.2%), 롯데손보(-2.8%) 등 중형사들이 현대해상보다 CSM 잔액 방어 측면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신한EZ손보는 CSM 잔액이 2억원에서 1억원 미만으로 줄어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다만 카카오페이손보와 마찬가지로 변동 액수가 적어 큰 의미는 없다. 실질적으로는 MG손보가 46.2%로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그 뒤를 -26.4%의 NH농협손보가 뒤따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