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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 증대, 코리안리 적립액 감소 부각

[배당여력]1년 새 적립액 20% 증가…한화생명 포함 7개사 조 단위 적립

강용규 기자  2025-11-07 10:40:09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계약의 일괄 해지에 대비해 보험사 순자산 내 이익잉여금의 일부를 준비금으로 적립하는 제도다. 2023년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상장 보험사의 배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 상반기 상장 보험사들 중 한화생명이 가장 많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쌓은 반면 삼성화재와 SGI서울보증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적립하지 않았다. 1년 사이 상장 보험사들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이 증가하는 사이 코리안리의 부담 완화세가 두드러졌다.

◇한화생명·현대해상 4조원대 적립…삼성생명·SGI서울보증은 ‘0’

THE CFO는 국내 생명·손해보험사들 중 12개 상장사들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을 조사했다. 2025년 상반기 한화생명이 4조6721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시가로 평가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적을 경우 차액을 이익잉여금 내에 묶어두는 것이다. 회계상 자본으로는 집계되지만 임의 처분은 불가능하다.

이익잉여금이 주주환원의 원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이 많을수록 그 해의 배당여력이 줄어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상장 보험사들은 대부분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배당은 12개사 중 5개사(삼성생명·삼성화재·DB손보·SGI서울보증·코리안리)만이 실시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으로 인해 이익잉여금을 처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이 4조3265억원으로 한화생명의 뒤를 따랐고 DB손보가 3조8415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삼성화재(3조1920억원)와 한화손보(2조968억원), 동양생명(1조1468억원), 미래에셋생명(1조755억원) 등도 조 단위의 적립금을 쌓았다.

롯데손보가 3399억원, 흥국화재가 3110억원을 각각 적립했으며 코리안리는 841억원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쌓은 보험사들 중에서는 가장 금액이 작았다.

삼성생명과 SGI서울보증은 전입도 환입도 없었다. 삼성생명의 경우는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많아 계약 일괄해지에 충분한 대응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며 SGI서울보증은 보증보험의 특성상 해약환급금준비금을 별도로 적립하지 않는다.


◇3개사 준비금 감소…대형사 중 현대해상 최소 증가폭

올 상반기 12개 상장사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 합계는 21조8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했다. 업계 차원의 배당여력이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변동률 기준으로는 삼성화재가 74.0%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고 동양생명이 38.6%로 뒤를 이었다. 동양생명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반기 말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코리안리는 19.3%로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롯데손보(7.6%), 미래에셋생명(3.7%) 등도 1년 사이 적립액이 줄었다.

대형사들 중에서는 현대해상의 적립액 증가 폭이 2.6%로 가장 작았다. 현대해상은 올해 새로 부임한 이석현 대표이사의 지휘 아래 계약의 양적 증대보다 질적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을 점차 완화해 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해상은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 축적에 유리한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계약을 불리며 2024년 순이익 1조307억원의 신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그러나 해약환급금 부담이 큰 장기보험이 준비금 적립의 부담을 동시에 안겨 23년 연속으로 이어 온 결산배당 기록이 중단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배당을 실시했던 5개사는 올해도 결산배당을 실시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나 나머지 7개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에 대해 당국과 업계가 소통하며 실효성 있는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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